오는 20일부터 항공기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가 1인당 최대 2개(1개당 160Wh 이하)로 제한된다.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조배터리 항공 안전 국제기준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지난달 27일 최종 확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국제기준은 국토부가 직접 제안해 채택된 것이다.
기존 국제 항공안전 기준에는 100Wh(2만 7천㎃h) 이하 보조배터리에 대한 반입 수량 제한이 없었다. 국토부는 그간 자체 기준을 마련해 100Wh 이하는 1인당 5개, 100~160Wh(4만 3천㎃h)는 항공사 승인 시 2개까지 허용해 왔다. 20일부터는 신설된 국제기준에 따라 용량과 무관하게 1인당 2개로 통일된다.
160Wh를 초과하는 캠핑용 등 대형 보조배터리는 기존과 동일하게 반입이 불가하다. 보조배터리는 용량에 관계없이 위탁 수하물로는 부칠 수 없고, 기내 반입만 허용된다.
국내 항공사들은 앞서 지난해 10월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자체적으로 금지해 왔으며, 이번에 해당 방침이 국제기준으로 공식화됐다. 일본·싱가포르·홍콩 등 일부 국가는 이미 강화된 기준을 시행 중으로, 국가별 규정이 다를 수 있어 출국 전 항공사에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국제기준 개정의 출발점은 지난해 1월 발생한 에어부산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다. 국토부는 사고 이후 그해 3월부터 보조배터리 반입 개수 제한, 기내 충전 및 선반 보관 금지 등을 담은 안전관리 체계 강화 표준안을 시행했다. 그러나 국가·항공사별로 규정이 제각각이어서 국제선 이용객의 혼선이 이어졌고, 글로벌 표준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ICAO 위험물 패널 회의, 아·태항공청장회의, ICAO 총회 등 여러 국제 무대에서 기준 강화를 위한 국제기준 개정을 반복적으로 제안했다. ICAO는 이를 수용해 항공 위험물 운송 기술 지침(Doc 9284)에 보조배터리의 불필요한 기내 반입 제한 및 충전·사용 금지 규정을 신설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에 맞춰 지난달부터 '항공 위험물 운송 기술 기준' 고시 개정을 진행 중이며, 항공사·공항공사 등과 협조해 현장 혼선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종사자 교육과 누리집·모바일 안내문 정비를 마친 후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국제기준 통일로 이용객 입장에서 달라지는 부분도 있다. 그간 국가·항공사마다 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이 제각각이어서 국제선 탑승객은 출국 전 항공사별 규정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ICAO 기준 하나로 통일되면서 어느 항공사, 어느 노선을 이용하더라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혼선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개, 160Wh 이하'라는 단순한 기준을 미리 숙지해 두면 별도의 항공사 확인 없이도 준비가 가능해진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국제 공조를 통해 안전 규제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개정된 보조배터리 사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