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유인 우주선이 반세기 만에 지구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도달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2호'의 오리온 우주선은 미 동부 시각 기준 6일 오후 기존 아폴로 13호가 보유했던 최장 비행 거리 기록을 경신했다.

외신과 NASA의 발표를 종합하면 아르테미스 2호는 이날 오후 1시 56분경 지구에서 약 24만 8655마일(약 40만 85km) 지점을 통과하며 1970년 아폴로 13호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어 비행을 지속한 우주선은 같은 날 오후 7시 2분경 지구에서 무려 25만 2756마일(약 40만 6771km) 떨어진 정점에 도달했다. 이는 과거 기록보다 약 6600km 이상 더 멀어진 수치로, 유인 우주선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기록이다.
아폴로 13호 넘어선 인류 최장 비행 기록
이 역사적인 순간은 우주선이 달 뒷면을 통과하던 중에 발생했다. 약 40분간 이어진 통신 두절 구간인 '블랙아웃' 상태에서 오리온 우주선은 달 표면으로부터 약 6545km 거리까지 근접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이 재개된 이후 승무원들은 육안으로 확인한 달의 경이로운 풍경을 지상 관제 센터에 전했다. 캐나다 우주국 소속 제레미 핸슨은 현재 목격하는 장면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히며 이 기록이 후대에 의해 곧 깨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임무에는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을 포함해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크, 제레미 핸슨 등 4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했다. 이들은 니콘 D5와 Z9 등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달 표면의 주요 지형 30여 곳을 정밀 촬영했다. 특히 이번 비행은 아폴로 임무 당시 어둠에 가려져 있던 달 뒷면의 오리엔탈레 분지 등이 햇빛을 받는 시기에 진행돼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상세한 지질학적 정보를 수집하는 성과를 거뒀다.
달 뒷면 정밀 관측과 새로운 지형 확인
비행 중 승무원들은 아직 명칭이 없는 두 개의 작은 크레이터(운석 충돌구)에 임시 이름을 붙였다. 하나는 이번 임무 우주선의 애칭인 '인테그리티(Integrity)'로 다른 하나는 지난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와이즈먼 사령관의 아내를 기리기 위해 '캐럴(Carroll)'이라는 명칭을 제안했다. NASA는 이 명칭들을 국제천문연맹(IAU)에 공식 제출하여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지형 명칭 제안 및 향후 귀환 일정

달 근접 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르테미스 2호는 이제 지구 귀환 경로에 들어섰다. 우주선은 약 4일간의 복귀 여정을 거쳐 미 동부 표준시 기준 오는 10일 오후 8시 7분경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임무의 성공은 인류가 다시 달에 발을 내딛기 위한 '아르테미스 3호' 임무의 핵심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숫자로 본 인류 우주 탐사 65년, 보스토크에서 아르테미스까지
아르테미스 2호가 세운 인류 최장 거리 비행 기록은 지난 65년간 축적된 수많은 도전과 희생의 결과물이다. 인류 우주 탐사의 실질적인 서막은 1961년 4월 12일,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108분간 지구 궤도를 선회하며 열렸다.
이는 인간이 지구 중력의 굴레를 벗어나 우주 공간에 진입할 수 있음을 증명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이어 1963년에는 발렌티나 테레슈코바가 여성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하며 탐사의 범위를 확장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기술 경쟁은 달을 향해 치달았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발을 내디디며 인류는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 발을 붙인 최초의 생명체가 되었다. 이번 아르테미스 2호에 의해 경신되기 전까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유인 우주선' 기록은 1970년 아폴로 13호가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아폴로 13호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 승무원 생환을 위해 달 뒷면을 크게 돌아 나오는 궤도를 택했고, 이 과정에서 약 40만 171km(24만 8,655마일)라는 원거리 비행 기록을 남겼다.
1970년대 이후 인류는 단기 탐사를 넘어 우주 장기 체류를 향해 나아갔다. 소련의 '미르'와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인류의 거주 영역을 지구 밖으로 확장하는 전초기지가 되었다. 특히 러시아의 발레리 폴랴코프는 1994년부터 437일간 연속 체류하며 인류 신체가 무중력 상태에서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입증했다. 최근에는 올레그 코노넨코 등이 누적 체류 1,000일을 돌파하며 심우주 탐사를 위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완성해 가고 있다.
2026년 현재, 아르테미스 2호가 도달한 40만 6,771km라는 수치는 단순한 거리의 증가를 넘어 인류의 활동 영역이 화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놓았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우주 탐사가 국가 간 체제 경쟁의 산물이었다면, 오늘날의 도전은 지속 가능한 우주 거주와 인류의 영역 확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르테미스 2호의 성공적인 복귀는 이제 인류가 다시 달에 발을 내딛는 아르테미스 3호 임무를 향한 가장 확실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