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며 대구시장 무소속 출마 의지를 다시 드러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이 전 위원장의 향후 진로를 재보선 쪽으로 돌리려 했지만, 정작 본인은 대구시장 선거에 무게를 두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갈등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 전 위원장은 6일 자신의 SNS에 “기차는 떠났다”며 “‘이제 와서 재보궐선거 출마하란다. 이미 결혼해서 신혼여행 떠난 사람한테 프로포즈한다’는 내용”의 차명진 전 의원 글을 공유했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은 또 “대구 바꾸라는 민심이 천심”, “대구-서울 300km, 이렇게 거리가 먼가”라고 적으며 장 대표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가 대구 민심과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장 대표는 전날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전 위원장을 향해 대구시장 선거 대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개적으로 권유했다. 그는 이 전 위원장이 대구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당 차원에서도 민주당과 맞서 싸울 인물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구시장보다는 국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당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의 반응은 명확했다. 그는 최근 국민의힘 공천관리 절차에서 컷오프된 뒤 재심 청구까지 기각되자, “시민경선을 통해 대구시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날도 새벽부터 SNS에 짧은 메시지를 연이어 올리고, 흰색 옷차림에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 어깨띠를 두른 채 대구 시민들을 만나는 사진과 영상 등을 게시하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국민의힘 내부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미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는 이 전 위원장뿐 아니라 주호영 의원도 컷오프 이후 반발하고 있어, 보수 진영 표심 분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위원장과 주 의원이 모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 공천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까지 맞서는 다자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이번 상황의 핵심은 단순한 공천 불복을 넘어,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내부 갈등을 얼마나 수습할 수 있느냐에 있다. 장 대표는 재보선 출마 제안으로 이 전 위원장의 이탈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이 전 위원장은 “기차는 떠났다”는 표현으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 갈등이 본선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