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천원 시대…4월 유가 쇼크에 지갑 닫는 시민들

2026-04-06 08:43

휘발유 2000원 시대, 물가 상승 도미노 현상 우려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50선을 돌파하고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11퍼센트 이상 폭등하면서 2000원 시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실물 경제 전반에 막대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6일 오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2.22원 상승한 1950.62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역시 전일보다 1.98원 오른 1941.15원에 거래되며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를 10원 안팎으로 좁혔다. 고성능 차량에 주입하는 고급 휘발유 가격은 2271.86원까지 치솟아 소비자들의 유류비 체감 부담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양상이다.

지역별 가격 편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86.78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36원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으며 서울 내 최고가는 2498원에 달한다. 경유의 경우 서울 평균 가격이 1964.17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3.21원 급등해 전국 평균 상승 폭인 1.98원을 크게 웃돌았다. 최저가 주유소 가격인 1739원과 비교하면 리터당 650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며 운전자들의 저가 주유소 찾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국내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국제 원유 시장의 이례적인 폭등세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 2일 기준 두바이유(중동 지역에서 생산되어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지표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17.25달러로 직전 거래일 대비 12.13달러(11.53%) 급등했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40% 오른 111.54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109.03달러로 7.78% 상승 마감했다. 국제 유가 변동이 통상 2주에서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를 고려하면 4월 중순 이후 국내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00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가 폭등은 단순히 개인 운전자의 비용 부담에 그치지 않고 산업계 전반의 원가 상승을 촉발한다. 화물 운송과 물류 업계는 경유 가격 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분을 운송료에 반영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곧 가공식품과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원료인 나프타(원유를 증류하여 얻는 반제품으로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일반 가계의 소비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률이 증가하고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주유 할인 혜택이 강화된 금융 상품을 찾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알뜰주유소(정부가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지원하는 저가 주유소)에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결국 2026년 상반기 국내 경제는 고유가발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 압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성장 경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정성이 상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와 소비 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위한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