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일 수도 있었다”…트럼프가 공개한 미군 구출 작전 비하인드

2026-04-06 07:36

200명 투입·기만작전까지
대규모 구조 작전 전말

이란군 미사일에 격추된 F-15E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뒤 적진에 고립됐던 미군 장교의 구조작전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격추된 F-15E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뒤 고립됐던 미군 장교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미군이 위치 신호를 포착하고도 먼저 이란의 함정 가능성을 의심했다고 밝혔다. 당시 당국자들은 해당 장교가 이미 포로가 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란 측이 미군을 유인하기 위해 허위 신호를 보내고 있을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교는 지난 3일 이란군 미사일에 격추된 F-15E 전투기에 탑승했던 무기체계 담당 장교였다. 당시 전투기에는 조종사와 이 장교가 함께 타고 있었고 두 사람 모두 기체가 피격된 직후 비상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착지 지점이 서로 달랐던 데다 당시 현장이 이란군의 수색 범위 안에 있던 탓에 조종사는 먼저 구조됐지만 장교는 곧바로 발견되지 못했다

위치 신호 잡고도 바로 못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뒷이야기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군이 위치 신호를 포착하고도 곧바로 구조 작전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미군은 해당 신호가 실제 생존자가 보낸 것인지, 아니면 적이 의도적으로 흘린 유인책인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장교가 탈출 직후 무전으로 짧은 메시지를 남긴 사실도 있었지만 미군은 이 역시 곧바로 신뢰하지 않고 신호의 진위를 가려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교가 탈출 직후 남긴 무전도 초기에는 혼선을 키운 요소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장교가 “Power be to God”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소개하며 이를 처음 들었을 때 이슬람권에서 사용할 법한 표현처럼 들려 의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당 무전 역시 실제 장교가 보낸 것인지, 아니면 적이 의도적으로 흘린 신호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후 해당 장교를 아는 이들은 그가 평소에도 신앙심이 깊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고 설명했고 국방부 관계자도 실제 발언은 “God is good”이었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고립된 장교는 산악 지형의 틈새에 몸을 숨긴 채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첨단 기술을 동원해 그의 위치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측은 구조 과정에서 이란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기만 작전도 병행했다.

200명 투입된 대형 작전이었다

구조작전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수작전부대 병력 약 200명이 이번 작전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악시오스와 AP 보도를 보면 미군은 특수부대는 물론 항공 전력과 정보 자산까지 대거 동원해 장교 구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작전을 두고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라고 평가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첫 번째로 탈출한 조종사는 비교적 빠르게 구조됐지만 두 번째 장교를 찾는 과정은 훨씬 더 까다로웠다. 장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야 했고 이란군보다 먼저 현장에 도달할 수 있는 접근 경로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장교는 산악 지형의 틈새에 몸을 숨긴 채 버틴 것으로 전해졌고 미군은 그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군은 이란군의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한 기만 작전도 함께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구조가 이뤄질 지점과 시점을 감추기 위해 장교가 이미 다른 쪽으로 이동했거나 구조가 다른 방향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혼선을 줬다는 것이다.

현장 분위기도 급박하게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란 측 인력뿐 아니라 민간인들까지 장교를 찾는 데 나섰다고 전했다. AP도 이란 국영방송이 주민들에게 실종 미군을 발견하면 신고하라고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장교를 생포할 경우 현상금이 걸렸다는 내용도 전했다. 미군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장교의 은신 위치가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구조 작전 자체도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이 이번 작전에 대규모 병력과 자산을 투입한 데는 적진에 고립된 자국 군인을 끝까지 구조한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군 장교가 생포될 경우 외교적으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