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추경으로 지자체 재정 부담 증가 말 안 돼…초보 산수"

2026-04-05 14:01

'지방비 부담' 예상 주장에 정면 반박

이재명 대통령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업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지자체가 분담해야 할 1조 3,000억 원의 비용이 지방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일각의 비판을 '초보적 산수 오류'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이다.

◇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7배 많아"... 숫자로 반박한 이 대통령

이번 논란의 핵심은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추경안 분석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예정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총사업비 6조 1,400억 원 중 지방비 분담분이 1조 3,201억 원에 달해 지자체의 재정적 압박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를 인용한 언론 보도가 확산하자 이 대통령은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지방정부 재정 여력 보강을 위해 지방정부에 주는 돈은 9.7조원이고, 지원금 사업에 드는 지방정부 부담금은 1.3조원이니 지방정부 재정여력은 8.4조 늘어난다"며 "명백히 줄었다. 이건 초보 산수"라고 밝혔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9조 7,000억 원의 재원 안에는 국세 수입 증가에 따른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충액이 포함되어 있다. 즉,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현금이 지자체가 지원금 사업에 지출해야 할 매칭 펀드(분담금)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전체적인 지방 재정은 오히려 8조 4,000억 원가량 늘어난다는 논리다.

◇ "강제 아닌 선택"... 지자체 자율성 강조하며 이익 구조 설파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 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 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자체의 선택권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선을 그었다. 지원금 사업이 지방 정부에 강요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사업은 강제가 아니니 지방정부는 20~30% 부담이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지자체가 이를 거부할 실익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데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금 중 중앙정부가 70~80% 부담해주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가 조금 더 부담해 주기를 바랄 수는 있지만..."이라고 적었다. 중앙정부가 사업비의 대다수를 책임지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을 재정 부담을 이유로 포기할 지자체는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재정 자율권 침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확대된 재정여력에 대한 지방정부 자율 결정권을 침해하냐고 비판하는 건 몰라도 재정 부담 증가는 말이 안 된다"며 논의의 초점이 잘못되었음을 꼬집었다.

◇ 중동 전쟁 여파에 26조 규모 '민생 추경' 편성... 소득 하위 70% 혜택

이번 추경은 2026년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그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편성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대형 예산안이다. 이 중 핵심인 고유가 피해지원금에는 약 4조 8,000억 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지급 대상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약 3,577만 명이다. 가구원 수나 소득 수준에 따라 1인당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이는 고유가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서민층의 구매력을 보전하고 내수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치다.

정부는 고유가 지원금 외에도 지방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한 9조 7,000억 원 규모의 예산 배정을 통해 중앙과 지방의 동시 성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한 국회 일각에서는 대규모 추경으로 인한 물가 자극 가능성과 국가 채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 '민생' vs '재정 건전성'... 국회 심사 과정서 치열한 공방 예상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반박은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여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산수'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의 논리적 허점을 공략한 것은 민생 지원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와 야당은 단순히 전체 재정 여력이 늘어난다는 논리만으로는 개별 지자체의 구체적인 재정 상황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이미 채무가 많은 일부 지자체의 경우, 추가적인 분담금 지출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포함한 2026년도 제1회 추경안은 향후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자체 재정 부담 논란을 일축한 만큼,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의 예산 구조 분석과 민생 지원 효과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