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부겸 지지하는 이유 공개

2026-04-04 10:02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시대 지속돼선 안 돼"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말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에둘러 밝혔다.

홍 전 시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 "30여 년간 당에 충성하는 정치를 해오다가 1년 전 당적을 버리고(국민의힘을 탈당하고) 현실정치에서 은퇴할 때 나머지 인생은 국익에 충성하는 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머지 인생을 살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정당과 보수와 진보, 세평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최근 "중국 춘추전국시대 혼란상을 다룬 책을 읽고 있다"며 "도의와 의리가 사라지고 사익과 탐욕만 난무하던 그 시절이 지금의 대한민국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춘추전국시대는 중국사에 있어서 사상사의 황금기였지만 현실은 가장 참혹했다"며 우리나라가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 매몰된다면 참혹한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는 지속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김부겸 후보를 지지를 공개 선언한 데 대한 후속 입장인 셈이다.

당시 홍 전 시장은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홍 전 시장은 "부산은 스윙보터 지역이라서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양수산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는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지 선언 직후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홍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역공에 나섰다. 그는 "내 정치의 목표는 늘 국익에 있었다"며 "당적은 버렸지만 소신과 원칙을 버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무지한 참새들이 지저귀지만, 독수리는 창공을 날아간다"며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뭔지 다시 돌아보고 나머지 내 인생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시장과 김 후보는 1990년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함께 정치를 시작했으며 이후 노선을 달리한 뒤에도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은 계파를 불문하고 홍 전 시장의 김 후보 지지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를 두 번이나 하고 원내대표, 5선 국회의원, 경남도지사, 대구시장에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는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시겠느냐"며 곤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치인의 말로를 보여준다"며 "국민의힘에서 자신을 대선 후보로 안 해줬다고 밑도 끝도 없이 뒤끝을 작렬하는데,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본인 말처럼 제발 정계은퇴 좀 하고 노년을 보내길 바란다"며 "그것이 보수 모두가 원하는 길"이라고 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를 노리고 지지 선언한 것 같은데 과연 김부겸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마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전날 라디오에서 "비록 탈당했지만 우리 당 대표를 했고, 대선 후보를 했고, 우리 당 이름으로 대구시장을 했던 분"이라며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유능한 행정가가 대구시장이 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곧 김부겸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오히려 유능한 행정가는 우리 쪽에 훨씬 더 많다"고 반박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