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공에서 미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격추된 데 이어 구조 작전에 투입된 블랙호크 헬기 2대와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 공격기까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탑승자 1명은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이란 영토 내에서 구조됐으나 나머지 1명은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CNN, NBC뉴스, CBS뉴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3일(현지시각)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처럼 보도했다.
F-15E는 2인이 탑승하는 복좌형 전투기다. 탑승자 중 1명은 구조 헬기를 통해 생환했으나 나머지 1명을 찾는 수색 작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육지에서 F-15E의 비상 사출 좌석도 발견됐다.
구조 작전의 피해는 F-15E 격추에 그치지 않았다. 수색·구조에 나선 HH-60G 헬기 2대도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탑승자들이 부상을 입었으나 두 기체 모두 기지로 안전하게 귀환했다. 헬기 중 1대는 F-15E 탑승자를 구출한 직후 소화기 사격을 받아 부상자가 발생한 채로 착륙에 성공했다. 미군은 구조 작전에 HH-60G 헬기와 함께 C-130 급유기도 투입했다.
수색·구조 작전을 지원하던 단좌형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 공격기도 이날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 게슘 섬 남단에서 격추됐다. 기체는 헹감 섬과 게슘 섬 사이 페르시아만 해역으로 추락했다.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NYT와 WP에 추락 사실을 확인했으며, 단독 탑승한 조종사 1명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군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적의 첨단 항공기 한 대가 게슘 섬 남단에서 격추됐으며 기체는 페르시아만 해역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중부 상공에서 신형 첨단 방공 시스템으로 F-15E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매체들은 F-15 잔해로 추정되는 사진과 영상을 대거 공개했으며, CNN이 이를 분석한 결과 미 공군 F-15E 자료 사진과 일치했다. CBS뉴스가 소셜미디어 영상을 독자적으로 검증한 결과 미군 공중급유기와 헬기들이 이란 후제스탄주 상공에서 저고도 비행하는 장면이 확인됐고, 이는 전투 수색·구조 작전과 일치하는 기동으로 분석됐다.
이번 사태는 미군 최고위 당국자들이 이란의 방공 능력이 사실상 궤멸됐다고 공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일 전국 연설에서 이란은 대공 장비가 없고 레이더는 완전히 파괴됐으며 미국은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단언한 바 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도 전날 이란 해군과 공군, 방공 시스템 대부분이 무력화됐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미군은 개전 이후 이란의 해군·공군과 방공망을 대부분 파괴했다고 밝혀왔으나, 이란이 여전히 상당량의 미사일·드론 발사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보당국의 분석이 CNN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격추는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후 미군 유인 전투기가 이란의 공격으로 처음 격추된 사례로 기록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F-35 1대가 이란 상공 임무 수행 중 피격돼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비상 착륙한 바 있으며, 지난 12일에는 이라크 서부에서 작전 중이던 KC-135 공중급유기가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전원 사망했다. 미 당국은 적의 공격이나 아군 오사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쿠웨이트 공군기의 오인 사격으로 F-15E 3대가 추락했으나 탑승자 6명은 모두 생환했다.
격추된 F-15E는 영국 레이컨히스 왕립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 공군 제48전투비행단 소속이다. 이 기지는 약 7000명의 현역 병력과 F-15 스트라이크 이글, F-35A 전투기를 운용하는 4개 비행대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란 당국은 탈출한 나머지 미군 탑승자를 생포하기 위해 민간인 동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탈출한 탑승자를 찾아 신고하면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방송했으며, 이란 상인·기업인 단체 대표는 약 6만 달러(한화 약 8600만 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이스라엘은 실종된 탑승자 수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구조 작전 관련 지역에 대한 공습을 일시 중단하고, 미군의 실종자 위치 파악을 위한 정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 국방부는 하원 군사위원회에 두 번째 탑승자의 상태가 '불명'임을 통보했다. 이 '불명' 지위는 국방부가 해당 인물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실종 처리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전투기 격추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2, 3주간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예고한 직후 발생했다.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기시대' 경고 직후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대형 교량을 공습으로 파괴했으며,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도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 연장한 이란 내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 공격 유예 기간이 오는 6일 종료된다는 점에서 이번 주말은 전쟁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관영 파르스 통신은 미국이 지난 1일 우방국 중 한 곳을 통해 48시간 휴전을 제안했으나 이란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공세 강도를 끌어올린 미군에 맞서 이란군도 개전 후 처음으로 미 전투기를 격추함으로써 저항의 여력과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격추 사태가 이란과의 협상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라면서 “이건 전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격추 관련 언급 없이 "KEEP THE OIL, ANYONE?"이라는 한 문장만 올려 그 의미를 두고 외신에서 해석이 분분했다. 개전 이후 현재까지 미군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365명 이상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