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군 F-35 격추했다” 주장하며 영상에 사진까지 공개

2026-04-03 17:05

“조종사가 비상 탈출했을 가능성 희박하다”

이란이 자국 중부 상공에서 미군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두 번째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를 즉각 부인하며,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같은 허위 주장을 이미 여섯 차례 이상 반복해왔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각) 이란의 반관영 메흐르 통신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 국방일보 제공
미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 국방일보 제공

매체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미군 F-35 전투기가 이란 중부 상공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의 신형 방공 시스템에 피격돼 격추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피격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피격 및 추락 과정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을 고려할 때 조종사가 비상 탈출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메흐르 통신은 격추된 F-35 잔해로 보이는 사진 여러 장도 공개했다.

메흐르 통신이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
메흐르 통신이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

IRGC는 자국 방공망이 게슘섬 상공에서 적 전투기를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별도 성명을 통해 발표했으며,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해당 전투기가 게슘섬과 헹감섬 사이 해상으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이란 매체들은 격추 및 추락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장면이 담긴 25초짜리 흐릿한 동영상도 공개했다.

이란 매체가 공개한 사진. / 메흐르 통신
이란 매체가 공개한 사진. / 메흐르 통신

게슘섬은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령 섬이다.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전략적 공략 대상으로 미국 매체들이 거론해온 곳이다. 섬 내에는 이란군 시설이 배치돼 있으며, 미국은 역내 해상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인근 해역에 강력한 해·공군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 X에서 "미군 전투기는 모두 이상 없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란 IRGC는 같은 허위 주장을 최소 여섯 차례 반복해왔다"고 했다. CENTCOM은 앞서 이란이 미군 F-15를 격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후 미군은 8000회 이상의 전투 출격을 수행했으며, 이란에 의해 격추된 미군 전투기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군 F-35 피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란 일대에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F-35 한 대가 중동 내 미군 공군기지에 긴급 착륙했다. CENTCOM 대변인 팀 호킨스 대위는 해당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했고 조종사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CNN 방송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해당 전투기가 이란 측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격에 피격됐다고 전했으며, IRGC는 즉각 이 전투기를 자신들이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에어 앤드 스페이스 포시스 매거진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조종사가 파편 부상을 입었고 전투기는 지상 사격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F-35는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단좌·단발 초음속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다. '라이트닝 II(Lightning II)'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린다. 5세대 전투기의 대명사로 통하는 F-35는 공중 우세 임무와 지상 정밀 타격, 전자전, 정보·감시·정찰(ISR) 등 다양한 임무를 단일 기체로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록히드 마틴이 주계약업체를 맡고 노스롭 그루먼과 BAE 시스템스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해 개발·생산됐다.

기체는 세 가지 파생형으로 나뉜다. 공군용 일반 이착륙 형인 F-35A, 해병대용 단거리 이륙·수직 착륙(STOVL) 형인 F-35B, 해군 항공모함 탑재용인 F-35C가 그것이다. F-35A의 기체 가격은 대당 약 8250만 달러, F-35B는 약 1억 900만 달러, F-35C는 약 1억 21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F-35의 핵심 경쟁력은 스텔스 기술과 첨단 센서 융합 능력에 있다.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체 외형의 정밀한 곡면 처리와 레이더 흡수 소재(RAM)가 적용됐으며, 엔진 노즐도 레이더 탐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노스롭 그루먼이 개발한 AN/APG-81 능동 전자 주사 배열(AESA) 레이더는 세계 최고 수준의 표적 탐지·추적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기체 하단부에 탑재된 광전자 표적 지시 시스템(EOTS)은 조종사가 장거리에서 높은 정밀도로 표적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360도 전방위 카메라 시스템(DAS)과 각종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는 실시간으로 조종사의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에 통합 표시된다. 이를 통해 조종사는 기체 외부를 마치 '투시'하듯 전방위 상황 인식이 가능하다. 데이터 공유 체계를 통해 공중·지상·해상의 아군 전력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F-35는 단순한 전투기를 넘어 '공중 전장 지휘소' 역할을 수행한다.

F-35A는 내부 무장창에 AIM-120 암람(AMRAAM) 공대공 미사일과 GBU-31 합동 직격탄(JDAM) 등 정밀 유도 폭탄을 탑재한다. 스텔스 임무 수행 시에는 외부 무장을 장착하지 않아 레이더 피탐 면적을 최소화하며, 필요시 6개의 외부 파일런에 추가 무장을 달 수 있다. 동력은 프랫 앤 휘트니 F135 터보팬 엔진으로, 애프터버너 작동 시 약 4만 3000파운드의 추력을 낸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F-35 운용 대수는 약 1300대에 달하며,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이스라엘, 일본, 한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이탈리아, 호주, 덴마크, 벨기에, 폴란드, 싱가포르, 핀란드 등 약 20개국이 도입했거나 도입을 확정했다. 록히드 마틴은 지난해 사상 최다인 191대를 납품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전쟁 전까지 F-35는 실전에서 적의 공격에 격추된 사례가 단 한 건도 확인된 바 없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젝트 디렉터 알리 바에즈는 "만약 이란의 격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밀도 높고 적응력 있는 방공 환경에서도 F-35가 무적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초에는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한창인 복잡한 전장 상황에서 아군 오인 사격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지난달 2일 오전 7시 3분(쿠웨이트 현지시간)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를 지원하던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3대가 쿠웨이트 상공에서 추락하는 우군 오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탑승해 있던 미군 조종사와 무기 운용 장교 등 총 6명은 모두 안전하게 탈출해 안정적인 상태로 구조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