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예비 상장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비상장 기업이 주식을 공개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 절차에 돌입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외신은 스페이스X가 목표 기업가치를 당초 예상보다 14% 높은 2조 달러(약 3000조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오는 6월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상장 추진은 스페이스X가 단순한 우주 탐사 기업을 넘어 글로벌 자본 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스페이스X는 지난 1일 비공개로 상장 심사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행보다.
특히 올해 초 머스크가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의 합병을 통해 기업 가치를 1조 2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 점이 상장 추진의 강력한 동력이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75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X의 주력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분된다. 팰컨 9(Falcon 9, 재사용이 가능한 중형 발사체)를 활용한 위성 발사 서비스와 지구 저궤도 위성을 통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 그리고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개발 중인 초대형 우주선 스타쉽(Starship)이다. 특히 스타링크 부문은 지난해 약 81억 달러의 잉여현금흐름(회사에 실제로 남는 돈)을 창출한 것으로 추청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xAI와의 결합으로 추진 중인 우주 궤도 데이터 센터 구축 사업은 스페이스X를 단순한 운송 기업이 아닌 거대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스페이스X가 목표로 하는 2조 달러의 가치는 글로벌 상장사 시가총액(상장 주식 전체의 시장 가격) 순위를 뒤흔드는 수준이다. 현재 세계 시가총액 순위는 엔비디아가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2조 달러 가치를 인정받으며 시장에 안착할 경우 사우디 아람코와 TSMC를 제치고 세계 6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이는 머스크가 운영하는 또 다른 상장사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인 약 1조 3500억 달러(10위권)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 상장을 통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라는 두 개의 '조 단위(Trillion)' 기업을 동시에 경영하는 최초의 경영자가 될 전망이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여러 거대 기업을 동시에 운영함에 따른 핵심 인물 리스크(Key Man Risk, 특정 지도자의 부재나 과업 분산이 기업에 미치는 위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가 스페이스X의 인프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상장 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머스크가 3사 연합으로 발표한 초대형 자체 AI 칩 생산 기지 '테라팹(Terafab)' 구축 선언은,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 센터 전용 칩 자급화를 돕는 핵심 승부수로 작용하며 이번 상장의 강력한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