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로·엔화 3대 통화 동반 강세…달러 통장 든 투자자만 '함박웃음'

2026-04-02 09:31

원·달러 1510원 돌파, 환율 상승 속 증시는 왜 함께 올랐나?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510원선을 돌파하며 출발한 가운데 국내외 증시가 이례적인 동반 상승세를 기록하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의 훈풍이 국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주력 업종으로 전이되면서 환율과 주가가 동시에 오르고 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오전 9시 1분 하나은행 고시 환율 기준 원·달러 매매 기준율은 전 거래일보다 상승한 1512.70원을 기록했다. 현찰을 살 때 가격은 1539.17원, 팔 때 가격은 1486.23원으로 나타났다. 해외 송금 시 적용되는 전신환 매도율은 1527.50원, 매입률은 1497.90원 수준이다. 달러화 강세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시장에서는 1500원대 환율이 새로운 기준선(New Normal)으로 고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 유로화(EUR)와 일본 엔화(JPY) 등 주요국 통화 역시 원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 매매 기준율은 1753.14원을 기록했으며 현찰 매입 시 1788.02원을 지불해야 한다. 일본 엔화는 100엔당 953.27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려 엔저 현상이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원화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CNY)는 매매 기준율 219.96원을 기록하며 220원선 턱밑까지 치솟았다.

환율 상승이라는 악재를 뚫고 증시는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KOSPI)과 코스닥(KOSDAQ) 지수 모두 개장 직후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는 앞서 마감한 뉴욕 증시의 기술주 중심 강세가 국내 시장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가 견고한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연착륙 기대감을 높이면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외환 시장의 달러 선호 현상과 공존하는 특이한 구조가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부담이 커져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환율 상승을 수출 기업의 이익 개선이라는 긍정적 측면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특히 원거리 물류비용 안정화와 핵심 정보통신(IT) 제품의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보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외환 시장 내 달러 수급 불균형이 여전함에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이러한 현상이 미국의 금리 경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이를 상쇄할 만큼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다만 1500원 중반대를 위협하는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해 국내 소비자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여전한 위험 요인이다.

앞으로의 금융 시장은지정학적 리스크 변화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달러 강세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증시의 체력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환율과 주가의 동반 상승이라는 파도 속에서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점검하며 변동성에 대비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