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여파로 정부가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끌어올리면서 공공기관 차량은 홀짝제로 더 강하게 묶이고 민간도 공영주차장 5부제 적용을 받게 됐다.

정부는 2일 자정을 기해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4단계 중 2단계인 ‘주의’에서 3단계인 ‘경계’로 격상하고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도 1단계인 ‘관심’에서 2단계인 ‘주의’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2부제, 이른바 홀짝제로 강화된다. 홀수일에는 차량 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전국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국공립 학교 등 약 1만 1000곳이며 약 130만대 차량이 영향을 받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추가 에너지 절약 조치를 발표했다.
◈ 공공은 ‘홀짝제’…18년 만에 전국 단위 부활
이번 조치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 만이다.
위반 시 제재도 강화된다. 1회 위반은 경고, 2회 위반은 기관장 보고와 주차장 이용 제한, 3회 위반 시 징계까지 이어지는 ‘삼진아웃제’가 도입된다. 운영이 미흡한 기관은 명단 공개도 검토된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차, 장애인·임산부 탑승 차량, 긴급 차량 등은 예외 대상이다. 정부는 유연근무 확대와 출장 자제, 화상회의 활성화 등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 방안도 함께 요청했다.

◈ 공영주차장 5부제도 확대 시행
이번 조치로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전국 약 3만개의 유료 공영주차장에도 5부제가 적용된다. 해당 조치도 오는 8일부터 시행된다.
시행 방식은 차량 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는 끝자리가 1번과 6번인 차량은 공영주차장에 주차할 수 없다. 화요일에는 2번과 7번, 수요일에는 3번과 8번 차량의 출입이 제한되는 식이다. 평일마다 번호 끝자리에 따라 이용 가능 여부가 갈린다.
적용 대상은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노상·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곳이다. 전체 주차 면수는 약 100만면 수준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와 미취학 유아 동승 차량, 긴급·의료·경찰·소방 등 특수목적 차량은 제외된다. 반면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모든 공영주차장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전통시장이나 관광지 인근처럼 지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차장, 환승주차장처럼 대중교통 이용과 연결된 시설, 교통량이 많지 않은 주차장 등은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생계형 차량 등 공공기관장이 출입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차량도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예외 적용 범위는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시행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공영주차장까지 넓힌 5부제…체감 변화 커질 듯
이번 조치는 민간 차량 운행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공영주차장 이용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체감도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영주차장 5부제를 통해 월 5000~2만 7000배럴 수준의 석유 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영주차장 주차 면수 100만면을 기준으로 승용차 100만대가 5부제를 지키는 상황을 가정해 추산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