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 횡령' 고3 알바 고소한 빽다방 가맹점주…550만원 합의금도 받아내

2026-04-01 16:51

더본코리아와 노동부, 조사 착수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카페 가맹점 빽다방의 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음료 3잔을 임의로 제조해 가져갔다는 이유로 점주에게 고소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본사인 더본코리아는 현장 조사에 나섰으며 고용노동부 또한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에 전격 착수했다.

서울 시내의 한 빽다방 매장 앞에 할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빽다방 매장 앞에 할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 연합뉴스

1일 더본코리아 측은 이번 가맹점주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의 갈등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본사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브랜드 관련 임원과 법무 담당 인력을 현장에 급히 보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자체 조사 결과와 향후 진행될 사법 절차의 경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사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고용노동부도 지난달 31일 해당 매장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기획감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노동부는 이번 감독을 통해 해당 지점에서 임금을 체불했는지 여부와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연장이나 야간 및 휴일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었는지도 중점적인 점검 대상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회 초년생인 20대 청년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장관은 청년들이 많이 종사하는 베이커리 카페와 숙박업소,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감독 확대를 시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빽다방 매장에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아르바이트생 A 씨가 근무하던 중 벌어졌다. 점주 B 씨는 A 씨가 퇴근길에 약 1만 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무단으로 챙겼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A 씨는 해당 음료들이 손님이 주문하고 남은 에스프레소 샷으로 만든 것이거나 조리법 실수로 인해 폐기 처분해야 했던 음료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점주 측은 폐기 예정인 음료라고 하더라도 직원이 임의로 처분하거나 가져갈 권한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면 A 씨는 원래 점주 C 씨가 운영하는 인근 매장에서 근무하던 중 일손이 부족한 B 씨의 매장에 지원을 나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원래 근무하던 매장의 점주 C 씨도 A 씨에게 쿠폰 부정 적립이나 현금 절도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합의금을 받아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점주 C 씨는 A 씨가 자기 매장에서도 무단으로 음료를 만들어 지인에게 제공하는 등의 행위를 했으나 처음에는 선처해주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씨 측이 오히려 자신을 고소하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여 대응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C 씨는 A 씨가 약 5개월 동안 근무하며 지인들에게 총 35만원 상당의 음료를 공짜로 주고 포인트를 대신 적립하는 등 매장에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 씨가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한 550만원은 그가 5개월간 해당 매장에서 일하며 받은 전체 급여인 약 298만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라 의구심을 자아냈다. A 씨 측은 무단으로 음료를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당시 점주의 강요와 협박에 못 이겨 억지로 반성문을 쓰고 합의에 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자신의 상황을 약점으로 잡아 허위로 죄를 시인하게 했다는 것이 A 씨의 입장이다.

해당 사연은 지난달 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폐기 대상 음료 문제로 고소당하고 월급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합의금으로 냈다는 사실에 여론이 들끓었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은 결국 정부와 본사의 동시 조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경찰은 음료 횡령 건에 대해 점주 측의 주장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A 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다만 검찰은 현재 사건 내용에 대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지시를 내린 상태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