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그의 연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공유된 영상은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연설 중 육두문자와 함께 등장한 거친 표현이 논란과 동시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같은 날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공식 출마 선언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구 경제를 살리려면 대구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한 지역 행정이 아니라 정치 구조 자체를 문제로 지목한 발언이다.
이날 연설에서 김 전 총리는 현재 대구의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람이 물에 빠졌는데 도와주겠다던 사람들이 손을 내밀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역 정치권의 무력함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뽑은 사람들이 팔짱을 끼고 자기들끼리 싸움만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지역주의보다 더 무서운 건 지역소멸”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정치 행보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15년 전 지역주의 벽을 넘겠다는 이유로 기존 지역구를 포기하고 대구로 내려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는 지역주의보다 더 무서운 벽이 지역소멸”이라고 언급하며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를 동시에 문제로 짚었다.

대구의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는 이미 여러 통계에서 확인되는 흐름이다. 제조업 중심 구조가 약화되는 가운데 청년층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국민의힘 향한 정면 비판…“왜 대구가 당을 지켜야 하나”
연설에서는 특정 정당을 겨냥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을 향해 “아쉬울 때만 대구를 찾고 정작 필요할 때는 외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수의 심장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심장이 꺼져가고 있다”며 지역 정치의 현실을 강하게 표현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색깔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수가 위기라고 외치며 대구를 지켜달라고 하지만, 왜 대구가 당을 지켜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당을 바꾸려면 유권자의 선택이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여당 시장” 강조…정책 실행력 앞세워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로 중앙정부와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여당 소속 시장이 돼야 정부 지원을 끌어올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 행정통합, 민군 통합공항 이전, 취수원 문제 해결, 공공기관 이전, 산업구조 재편 등 주요 현안을 직접 언급했다.
이러한 사업들은 이미 지역에서 장기간 논의돼 온 과제들이다. 특히 통합공항 이전과 취수원 문제는 대구의 미래 성장 기반과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된다. 김 전 총리는 이들 사업을 자신이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조 원 가져와도 욕 들었다”…거친 발언의 배경
이번 연설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부분은 거친 표현이 담긴 발언이다. 김 전 총리는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가져왔는데도 ‘XX놈, 지 돈 가왔나’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즉시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다양한 반응을 불러왔다.
이 표현은 경상도 사투리로 “본인이 돈을 가져왔느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치인이 국비를 확보한 성과를 개인 공로로 볼 수 없다는 냉소적 시각이 담긴 표현이다. 김 전 총리는 이를 통해 자신이 겪은 정치적 소외와 지역 내 반응을 그대로 전달했다.
그는 해당 발언 직후 “속이 뒤집혀 정치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말하며 당시의 심정을 설명했다. 이어 “육두문자를 써가면서까지 말씀드리는 건 죄송하지만 이번에는 한 번 바꿔보자”고 호소했다.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발언이었던 만큼, 지지층 결집과 동시에 논란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싸움꾼 아닌 일꾼”…행정 경험 강조
김 전 총리는 자신의 강점으로 행정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코로나 시기 1조 원 이상의 지원금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총리를 지낸 사람이 감투 욕심이 있겠냐”며 실무 능력 중심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한 “공직 생활 22년 동안 행정과 정치를 모두 경험했다”고 밝히며 정책 실행력을 강조했다. 이는 지역 개발 공약의 현실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섯 번째 도전”…반복된 낙선 이력 언급
이번 출마가 다섯 번째 도전이라는 점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번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로 반복 출마해 온 이력은 정치적 상징성과 동시에 현실적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요소다.

같은 날 출마한 민주당 대구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버텨온 후보들이 있다”며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조직적 선거 전략을 강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연설 파급력, 실제 선거로 이어질까
이번 연설이 화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표현 방식과 메시지 전달력이다. 감정이 드러난 직설적인 발언은 온라인 확산에 유리한 구조를 갖는다. 다만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문제다.
대구는 오랜 기간 특정 정당 지지 성향이 강하게 유지돼 온 지역이다. 김 전 총리 역시 이 점을 연설에서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그 벽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현실도 인정했다.
현재로서는 연설 자체가 주목을 받은 상황이며, 향후 지지율 변화나 여론 흐름은 추가적인 조사와 선거 국면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발언을 계기로 지역 정치 구도와 유권자 선택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부각된 것은 분명한 변화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