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4월의 첫 거래일을 기록적인 폭등세로 시작하며 5300선 고지를 단숨에 탈환했다.

전일 대비 267.92포인트(5.30%) 치솟은 5320.38로 장을 연 국내 증시는 전날 미국 나스닥과 S&P 500이 기술주 중심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한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 핵심 동력은 미국 백악관에서 나온 대외 정책 발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내 미군 철수 시점을 앞으로 2주에서 3주 내외로 특정하며 중동 내 군사 긴장감의 종식을 선언했다.
유가증권시장은 개장 직후부터 폭발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가 5330.04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날 종가인 5052.46과 비교해 5%가 넘는 갭 상승을 보인 것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 증시 훈풍이 국장의 강력한 상방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메타(3.77%)와 알파벳(2.92%), 아마존(2.68%)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인공지능) 수익성 증명에 성공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점이 국내 반도체 및 관련 IT 부품주에 대한 기대감을 극도로 자극했다.
폭발적인 매수세 유입으로 인해 오전 장중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한국거래소는 즉각 시장 진정 조치에 나섰다.
거래량은 장 시작 1분 만에 3403만 9000주를 돌파했고 거래대금은 1조 2263억 9600원에 달하며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특히 52주 최저치인 2284.72와 비교하면 현재 지수는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로 2026년 들어 본격화된 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적인 호황)이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눈은 이제 지난 52주 최고가인 6347.41을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늘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수치로 증명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적 성장이라고 진단한다. 2025년 말 코스피 4000 시대를 연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5000선 안착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력 기기, 방산, 조선 등 수출 효자 품목들의 이익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점도 한몫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돈의 흐름이 다시 위험 자산인 주식 시장으로 급격히 쏠리는 모양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양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루 만에 5%가 넘는 지수 변동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향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 저가는 5320.38로 시가보다 약간 밀린 지점에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으나 매수 대기 자금이 풍부해 하방 경직성(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 성질)은 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 달러 환율 추이 및 미 연준 위원들의 추가 발언 등 대외 변수를 면밀히 살피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