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 날의 비극…시총 상위 5대 종목 파란불에 멍든 내 자산

2026-03-31 15:41

외국인 3조 8000억 순매도, 코스피 5000선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밀려 5000선 초입까지 후퇴하며 전 거래일 대비 4퍼센트 넘는 급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하루였다.

26년 3월 31일 코스피 마감 지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26년 3월 31일 코스피 마감 지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4.84포인트 하락한 5052.46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은 4.26퍼센트에 달한다. 이날 시장은 개장 직후부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장중 최고치는 5233.99포인트까지 올랐으나 이후 낙폭을 점차 키우며 장 중 한때 5042.99포인트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거래량은 11억 4810만 7000주를 기록했으며 거래대금은 28조 2348억 4000만원에 육박했다. 52주 최고가인 6347.41포인트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조정을 받은 상태이나 52주 최저치인 2284.72포인트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 주체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홀로 3조 8336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2조 4333억 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고 기관 역시 1조 282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의 매도세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에서 2767억 원의 매수세가 유입되었으나 비차익 거래에서 2조 2570억 원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전체적으로 1조 9803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100원(5.16퍼센트) 하락한 16만 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하락 폭은 더 컸다. SK하이닉스는 6만 6000원(7.56퍼센트) 급락하며 80만 7000원까지 밀려났다. 삼성전자우 역시 7100원(5.86퍼센트) 빠진 11만 4000원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1만 5500원(3.78퍼센트) 하락한 39만 4500원, 현대차는 2만 4000원(5.11퍼센트) 하락한 44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위 5개 종목 모두가 3퍼센트에서 7퍼센트에 이르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 전체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시장의 온도를 나타내는 등락 종목 수에서도 하락장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6개를 포함해 117개에 불과했다. 반면 하락한 종목은 793개에 달했으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었다. 12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대다수의 종목이 하락세에 동참하면서 투자자들의 체감 지수는 수치상 나타난 낙폭보다 더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삼성전자가 48.62퍼센트, SK하이닉스가 52.88퍼센트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이날 보여준 공격적인 매도세는 향후 시장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보면 코스피는 장 중 내내 저점을 낮추는 전형적인 하락 장세를 연출했다. 오전 한때 반등을 시도하며 5200선 회복을 노렸으나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 재개되자 힘없이 무너졌다. 특히 오후 2시 이후 매도세가 집중되며 장 마감 직전 최저점 부근에서 종가가 형성된 점은 내일 장 초반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거래대금이 28조 원을 상회하며 평소보다 늘어난 점은 하락 과정에서 공포 매물(Panic Sell)이 일부 출회되었음을 시사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외국인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 물량을 압도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및 리스크 관리 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매도세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나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대외 경제 지표의 변동성이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Fundamental) 시험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며 주요 지지선 확보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