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할아버지를 감동시킨 '이 식당'...결국 소문나더니 벌어진 일

2026-03-30 21:40

한 그릇 국밥으로 시작된 선행, 지역사회 온기로 번지다
국가유공자 존경하는 자영업자, 일상 속 나눔이 감동 되풀이

국가유공자에게 매주 따뜻한 국밥을 대접하는 자영업자의 선행이 지역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박민규 씨(32)는 지난달부터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대상은 6·25전쟁 참전 용사와 베트남전 참전 용사를 비롯해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까지 포함된다. 가게 문을 열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그는 한 그릇의 국밥과 함께 존경의 마음을 건넨다.

이 같은 선행은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가게를 찾은 한 어르신에게 박 씨가 “어떻게 유공자가 되셨냐”고 묻자, 어르신은 주머니에서 월남전 참전 유공자증을 꺼내 보였다. 박 씨는 “정말 멋지다”며 진심 어린 반응을 보였고, 이 짧은 대화는 뜻밖의 변화를 불러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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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같은 어르신이 제복을 차려입고 다시 가게를 찾았다. 박 씨는 박수를 치며 반겼고, 어르신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지난번 반응이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제복을 꺼내 입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그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며 이후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식사 대접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곧바로 주민센터를 찾아가 봉사 의사를 밝히고, 국가유공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식사 쿠폰을 제작해 배포했다. 현재 지역 내 유공자 14명 가운데 9명이 신청해 정기적으로 가게를 찾고 있다. 국밥 한 그릇이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선 존중과 감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소식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뜻밖의 변화도 이어졌다. 박 씨의 가게를 응원하는 이른바 ‘팬’들이 생겨난 것이다. 일부는 음식을 주문만 하고 찾아가지 않는 방식으로 선결제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식사를 하며 매출을 보태고 있다. 후원 계좌를 열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지만, 박 씨는 현재 방식 그대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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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오는 4월부터 봉사 범위를 인근 도봉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봉사 단체에서도 협력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활동은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작은 가게에서 시작된 선행이 지역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게 진짜 낭만’이라는 표현을 자주 남긴다. 낭만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박 씨는 “어릴 때부터 장사가 꿈이었고, 누군가에게 베풀며 기분 좋은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며 “서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바로 낭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누군가의 선행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며 “또 다른 누군가가 이 모습을 보고 같은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거창한 지원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 그릇의 국밥에서 시작된 진심은 사람을 움직였고, 그 마음은 다시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