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원유 확보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과 관련한 군사적·외교적 접근의 핵심 목표로 “원유 확보”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원하는 것은 이란의 원유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 내 비판 여론을 겨냥해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중동 전략 전반을 둘러싼 미국의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는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 점령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매우 쉽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르그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 접근은 곧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는 미국이 이르면 다음 주 초 이란 내 잠재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지상군을 중동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군은 해병대와 공수부대 등을 포함해 약 7000명 규모의 병력을 이란 인접 지역에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압박 수준을 넘어 실제 군사행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배치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긴장 고조 속에서도 협상의 여지를 동시에 열어두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해 이란과 간접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강경 발언과 병행되는 전형적인 ‘압박과 협상 병행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면서도, 휴전 협상이 “상당히 빠르게” 타결될 가능성을 언급해 긴장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지역으로, 이곳의 봉쇄 여부는 국제 유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발전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예고했다가, 협상 진행 상황을 이유로 공격 시점을 다음 달 6일까지 유예한 바 있다. 이 역시 군사적 압박을 지렛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단순한 즉흥적 표현이라기보다,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영향력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메시지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원유 확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실제로는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유지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 주도권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 아니면 협상 타결로 귀결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 미국의 병력 배치와 강경 발언, 그리고 동시에 진행 중인 외교적 접촉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동 정세는 당분간 높은 불확실성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