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관세 공세와 중국산 철강 공급과잉, 고환율·고유가까지 겹치면서 국내 철강 거래사들의 수출 환경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가운데, 포스코가 거래사 금융지원에 본격 나섰다.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손잡고 철강 거래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구조는 이렇다. 포스코와 기업은행이 각각 출연해 총 200억 원을 무역보험공사에 맡기면, 무역보험공사는 이를 재원으로 포스코 거래사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우대보증을 100%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시중금리 대비 최대 2% 수준의 우대대출과 보증료 감면 혜택을 얹어준다.
거래사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은 담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증·금리 우대 조건은 최대 3년간 유지된다. 철강업은 원료 매입부터 가공 생산, 수출 선적, 자금 회수까지 자금이 묶이는 기간이 길다는 구조적 특성이 있는데, 3년짜리 우대 조건은 이 같은 업종 특성을 감안한 설계다.
현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국제강재 측은 해외 수출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생긴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크고 내수판매도 쉽지 않은 시기에 사업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티지에스파이프 측도 관세, 유가, 전쟁 등 수출시장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 이번 금융지원으로 확보한 자금 덕분에 수출제품의 생산일정 조정과 자금수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국제강재와 티지에스파이프를 포함해 현재 철강 거래사 7곳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프로그램을 기존 지원에 더해 철강 거래사 대상 금융지원 규모를 1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기존에는 약 7000억 원 규모의 저리대출펀드와 철강 ESG 상생펀드를 운용해 왔는데, 여기에 이번 4000억 원 규모 프로그램이 더해진 것이다.
포스코 측은 금융지원이 거래사의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철강 생태계 강건화에 계속해서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