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부담스러워" 주문 뚝... 불황에도 매출 70% 폭증한 '이곳'

2026-03-30 09:54

저가 음식은 급성장, 치킨은 추락

물가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국내 외식업계가 매출은 늘어나지만 실속은 줄어드는 불황 속 성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밥이나 간이 음식점 같은 실속형 가게들은 매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그동안 인기를 끌던 치킨 전문점은 소비가 줄면서 매출이 꺾였다.

치킨 자료사진 / Alex_Yu-shutterstock.com
치킨 자료사진 / Alex_Yu-shutterstock.com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9일 '2025년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외식업체들의 운영 현황을 살펴본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외식업체 한 곳의 일 년 평균 매출은 2억 552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의 1억 8054만원과 비교하면 41.4%가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손님 수도 41.8명에서 53.0명으로 함께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2023년과 비교한 2024년의 매출 증가율은 1.4% 수준에 머물렀다. 금리가 높고 물가가 비싼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업종의 성장이 눈부셨다. 가장 많이 성장한 업종은 출장이나 이동 음식점업으로 5년 전보다 매출이 101.2% 폭증했다. 매출액은 1억 8000만원에서 3억 7000만원으로 늘어나 전 업종 중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밥이나 간이 음식점의 매출 증가도 뚜렷했다. 5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70.3% 늘어났으며 금액으로는 1억 1000만원에서 1억 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물가가 비싸지자 저렴한 메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포장이나 배달 소비가 많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대표적인 창업 품목인 치킨 전문점은 성장세가 주춤했다. 2024년 매출은 2억 5473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11% 줄었으며 2022년과 비교해도 3.4% 하락했다. 한때 배달 수요로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소비 위축의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페와 같은 음료점은 저가 커피 상표의 확산에 힘입어 5년 동안 매출이 47.3%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덩치는 커졌지만 장사의 내실은 나빠졌다. 가게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같은 기간 46.7%나 늘어나 매출이 늘어난 폭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사를 해서 실제로 남는 돈의 비율은 12.1%에서 8.7%로 떨어졌다. 전체 지출에서 재료값이 차지하는 비중도 36.3%에서 40.7%로 높아졌다. 매출은 늘어도 남는 게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황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밥 자료사진 / Your Hand Please-shutterstock.com
김밥 자료사진 / Your Hand Please-shutterstock.com

실제로 소비자들은 SNS에는 "치킨 가격이 너무 올랐다.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라는 반응이 많았다.

가게의 운영 형태에 따른 차이도 컸다. 가맹점 형태인 프랜차이즈 식당의 매출은 3억 3000만원으로 일반 식당인 비프랜차이즈의 2억 3000만원보다 약 1.5배 높았다. 두 형태 사이의 매출 격차는 1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외식업체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무인 주문기인 키오스크나 테이블 오더를 들여놓은 곳은 2021년 4.5%에서 2025년 13.0%로 늘었다. 배달 앱 이용 비중은 30.0% 수준을 유지하며 배달 중심의 소비가 일상이 된 모습을 보였다.

재료를 사는 방식도 효율적으로 변했다. 매장에서 직접 손질해야 하는 원물 재료의 비중은 2021년 73.3%에서 2025년 66.1%로 줄었다. 대신 공장에서 미리 손질해 놓은 재료의 비중이 23.0%에서 29.3%로 늘어났다. 이는 일손을 줄여 인건비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외식 산업의 힘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기술 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돕고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책을 펼칠 계획이다.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부족한 일손을 채울 수 있는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관계 기관은 매출액 규모가 커지는 양적 성장은 이뤘으나 비용 상승으로 인해 실제 내실은 약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외식업계가 경쟁력을 갖추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