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3월 말, 산기슭이나 들판, 심지어 아파트 단지의 그늘진 돌 틈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있다.

바로 ‘돌나물’이다. 언뜻 보면 바닥에 바짝 붙어 자라는 평범한 잡초처럼 보이지만, 아는 사람들에게 돌나물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이만한 것이 없는 귀한 나물이다.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상큼한 향 덕분에 ‘돈나물’이라는 친숙한 이름으로도 불리는 돌나물의 매력과 다양한 조리법을 살펴본다.
◇ 바위에서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 그 유래는?
돌나물은 이름 그대로 '돌 위에서 자라는 나물'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흙이 거의 없는 바위틈이나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번식하는 강인한 생명력이 특징이다. 한자로는 ‘석경(石莖)’이라고도 불리며,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겨울을 견디고 가장 먼저 파랗게 돋아나는 돌나물을 보며 봄이 왔음을 실감했다.
조선 시대 기록에 따르면 돌나물은 성질이 서늘하여 몸의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봄철 건조해진 날씨로 인해 생기기 쉬운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주어 약용으로도 널리 쓰였다. 현대에 들어서는 우유보다 많은 칼슘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뼈 건강을 챙겨야 하는 중장년층에게 더욱 각광받고 있다.
◇ 아삭함 살리는 돌나물 조리법

돌나물은 수분 함량이 매우 높아 열을 가해 익혀 먹기보다는 생으로 먹을 때 그 매력이 배가된다. 누구나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네 가지 조리법을 소개한다.
1. 입맛 돋우는 '돌나물 초무침'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돌나물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먹기 직전에 초고추장에 버무려 낸다. 이때 고추장, 식초, 설탕을 적절히 섞은 양념장에 다진 마늘과 통깨를 곁들이면 좋다. 돌나물은 손의 온기가 닿거나 세게 버무리면 금방 숨이 죽고 풀내가 날 수 있으므로, 젓가락으로 살살 가볍게 무치는 것이 비결이다.
2. 시원하고 깔끔한 '돌나물 물김치'
나른한 봄철 소화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메뉴다. 밀가루나 찹쌀가루로 묽은 풀국을 쑤어 식힌 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썰어둔 배, 사과, 쪽파와 함께 돌나물을 넣는다. 하루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시원하게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국수 소면을 말아 먹거나 고기 요리에 곁들이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3. 한 그릇의 보약 '돌나물 비빔밥'
냉장고 속 남은 나물들과 돌나물을 듬뿍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더해 비벼 먹는 방식이다. 돌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다른 나물들과 어우러져 씹는 재미를 더한다. 별다른 반찬 없이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손색이 없다.
4. 이색적인 별미 '돌나물 전'
생으로 먹는 것이 질릴 때는 전으로 부쳐 먹을 수 있다. 부침가루 반죽에 돌나물을 듬뿍 넣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내면 된다. 익으면서 아삭함은 줄어들지만, 돌나물 특유의 향긋함이 반죽 속에 배어들어 독특한 풍미를 낸다.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이기에도 좋은 조리법이다.
◇ 채취와 손질 시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

들판에 널려 있다고 해서 아무 곳에서나 돌나물을 캐는 것은 위험하다. 돌나물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변이나 공장 주변, 오염된 하천 근처에서 자란 것은 피해야 한다. 이런 곳에서 자란 나물은 납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을 흡수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급적 오염되지 않은 산이나 들에서 채취하거나, 믿을 수 있는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손질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돌나물은 잎이 연약해 조금만 힘을 주어 씻어도 상처가 나고 특유의 풋내가 강하게 올라온다. 물을 가득 담은 대야에 돌나물을 넣고 살살 흔들어 씻는 과정을 2~3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물에 잠시 담가두면 혹시 모를 기생충이나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 봄의 활력을 선사하는 천연 비타민
돌나물은 비타민 C가 풍부해 봄철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천연 피로회복제 역할을 한다. 또한 이소플라본 성분이 들어 있어 갱년기 여성들의 건강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