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판에 지천으로 널린 잡초인데... 보면 꼭 캐야 한다는 '맛좋은 나물'

2026-03-27 16:45

이름도 낯선 뽀리뱅이는 어떤 나물?

냉이, 달래, 쑥. 봄나물 하면 늘 이 세 가지가 앞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익숙한 얼굴들 틈에서 조용히 제 자리를 지켜온 나물이 있다. 이름도 생소한 뽀리뱅이. 들판 어디서나 자라는 이 나물을 시골 어르신들은 봄이면 으레 뜯어다 밥상에 올렸다. 하지만 요즘 도시 사람들에겐 이름조차 낯선 게 사실이다. 아직 꽃도 피우지 않은 지금이 바로 이 나물을 뜯기 가장 좋은 때다.

뽀리뱅이 / '큰세상약초TV' 유튜브
뽀리뱅이 / '큰세상약초TV' 유튜브

뽀리뱅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들이나 밭둑, 길가 어디서나 자란다.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뿌리에서 줄기가 막 돋아나는 모습을 뜻하는 방언 '뽀리'와 어떤 것을 일컫는 접미사 '뱅이'가 합쳐진 말이다. 전라도 등 남부 지방에서는 '박조가리나물' 또는 '황화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황암채(黃鶴菜)라고 부르며 약재로도 써왔다.

생김새는 씀바귀나 고들빼기와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흰 털이 나 있고, 뿌리에서 나는 잎은 방사상으로 넓게 퍼지며 깃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잎 길이는 8~25cm, 너비는 2~6cm 정도다. 줄기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5~6월이 되면 줄기 끝에서 지름 7~8mm의 앙증맞은 노란 꽃이 다닥다닥 핀다. 꽃 크기가 유사한 다른 식물보다 훨씬 작아 구분이 가능하다. 가을에 싹을 틔워 로제트형 잎으로 겨울을 난 뒤 봄이 오면 줄기를 올리는데, 지금처럼 꽃이 피기 전 어린순이 바로 나물로 먹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채취 시기는 이른 봄, 줄기가 올라오기 전 어린잎을 뜯는 것이 최고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잎이 억세지고 쓴맛도 강해진다. 재미있는 점은 가을에 다시 싹이 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가을에 나는 어린순도 나물로 먹을 수 있지만 봄보다 쓴맛이 조금 더 강하다.

뽀리뱅이 / '큰세상약초TV' 유튜브
뽀리뱅이 / '큰세상약초TV' 유튜브

맛은 씀바귀처럼 쌉쌀한 편이지만 그 쓴맛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아 나물로 먹기에 부담이 없다. 오히려 데치고 나면 쌉쌀하면서 구수한 향이 살아나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정력 강화 효과가 있는 약초로도 여겨져왔으며, 해열·해독·소염 작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흙이 많이 묻어 있으므로 서너번 잘 씻어 준비한다. 뿌리가 굵은 것부터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다. 소금을 넣으면 특유의 푸릇한 색상이 살아 있어 보기에도 좋다.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낸다. 뿌리가 굵은 것은 반으로 갈라 조리하면 더 먹기 좋다. 이후 간장 무침 또는 고추장 무침 두 가지 방향으로 요리할 수 있다.

간장 무침은 담백하게 즐기기 좋다. 물기를 꼭 짠 뽀리뱅이에 다진 마늘, 국간장, 참기름 또는 들기름,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이다. 구수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든다. 고추장 무침은 쌉쌀한 맛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다진 마늘, 고추장, 올리고당, 참기름, 통깨를 넣고 무치면 된다. 여기에 매실청을 조금 더하면 단맛과 신맛이 살아나 입맛이 확 돋는다. 여러 가지 봄나물과 함께 뽀리뱅이, 꽃마리, 꽃아제비를 한데 섞어 무친 뒤 밥과 비벼 먹는 방식도 봄 밥상의 별미다.

된장국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된장 특유의 구수함에 뽀리뱅이의 쌉쌀한 향이 더해지면 봄 향기가 가득한 한 그릇이 완성된다. 데쳐서 물기를 꼭 짜 둔 뒤 냉장 보관하면 며칠 동안 두고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겉절이나 김치로 담가 먹을 수도 있다.

생존력도 남다르다. 도심과 농촌을 가리지 않고 햇빛과 수분만 있으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서양민들레처럼 생존력이 강해 외래종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잡초계의 조용한 실력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독성이 없어 어디서 뜯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뽀리뱅이 / '큰세상약초TV'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