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다리' 속고 먹지 않으려면 이렇게 주문해야... 지금이 제철도 아니다?

2026-03-27 15:10

봄도다리 시켰더니 강도다리?… 시중 유통 90% 이상이 양식

진짜 도다리인 문치가자미. / '입질의추억TV'
진짜 도다리인 문치가자미. / '입질의추억TV'

봄이 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도다리. 봄이 되면 수산물 시장과 횟집마다 어김없이 봄도다리 세꼬시 간판이 내걸린다. 그런데 당신이 먹은 그 봄도다리, 진짜 도다리가 맞을까?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가 봄도다리의 실태를 파헤쳤다. 핵심 결론은 충격적이다. 횟집이든 마트든 인터넷 쇼핑몰이든 봄도다리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것의 90% 이상이 '양식 강도다리'라는 것이다.


강도다리. / '입질의추억TV'
강도다리. / '입질의추억TV'

우리가 봄도다리라 부르며 즐겨 먹어온 생선의 정체부터 짚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봄도다리 세꼬시, 도다리 쑥국의 재료로 쓰여온 진짜 도다리는 표준명 '문치가자미'다. 남도 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참도다리'라고 불러온 생선이다. 반면 지금 시중에서 도다리로 팔리는 것은 대부분 '강도다리'다. 강도다리는 이름에 도다리가 들어가긴 하지만 문치가자미와는 엄연히 다른 종이다. 강가와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도 서식해 강도다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현재 전국적으로 대규모 양식이 이뤄지고 있다.

사기일까. 김지민은 "학술적으로 표준명에 도다리란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기는 아니고 인식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소비자들이 문치가자미를 도다리로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강도다리도 엄연히 도다리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는 것이다. 억울하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셈이다.

진짜 봄도다리인 문치가자미는 현재 양식이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유통되는 물고기는 자연산뿐이다. 주로 남도 지방 시장에서 소진되고 서울·수도권까지 올라오는 물량은 극히 적다. 일부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 쇼핑에서 '봄도다리', '도다리 세꼬시'로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10개 중 8~9개는 양식 강도다리다. 정말 문치가자미를 찾고 싶다면 검색어를 '문치가자미' 또는 '자연산 도다리 문치가자미'로 바꿔야 한다.

구별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좌광우도' 법칙이 기본이다. 정면에서 봤을 때 눈이 왼쪽으로 돌아가 있으면 광어, 오른쪽이면 도다리나 가자미류다. 그런데 강도다리는 예외다. 가자미과에 속해 눈이 오른쪽에 있어야 하지만 유일하게 왼쪽에 있다. 게다가 지느러미에 얼룩무늬가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입이다. 손가락을 넣어봐서 피가 나면 광어, 피가 안 나면 도다리나 가자미류다. 광어는 이빨이 날카롭고 입이 크지만, 도다리나 가자미는 입술이 두껍고 작고 귀여운 입 모양이다.


진짜 도다리인 문치가자미. / '입질의추억TV'
진짜 도다리인 문치가자미. / '입질의추억TV'

'봄도다리 제철은 봄'이라는 상식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김지민은 "문치가자미의 기름기가 본격적으로 오르는 건 5, 6월 이후"라고 말한다. 봄 초반에는 살도 기름기도 덜 찬 상태라 맛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서해산은 남해산보다 한 달 가량 늦어 4, 5월은 돼야 제맛이 난다. 오히려 기름기가 가장 풍부하게 오르는 건 7~9월이다. 강도다리는 사실상 제철 개념이 희박하다. 봄에 도다리 수요가 몰리다 보니 이 시기에 맞춰 집중 출하할 뿐, 가을이나 여름에 먹어도 살이 두툼하기만 하면 충분히 맛있다.

세꼬시용으로는 작은 것이 최고다. 클수록 뼈가 억세져 씹기 불편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작은 녀석이 세꼬시 맛의 정수를 보여준다. 시장 경매에서 작지만 살이 두툼한 문치가자미는 kg당 4만원에서 5만 원에 육박할 만큼 비싸게 거래된다.


그렇다면 굳이 자연산 문치가자미를 고집해야 할까. 김지민의 답은 뜻밖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맛의 차이가 한 끗도 아니고 반 끗 차이"라는 것이다. 양식 강도다리도 신선하고 살이 두툼한 것을 고르면 충분히 맛있다. 쌈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는 세꼬시 특성상 극단적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종이나 자연산·양식 여부보다 신선도와 크기, 그리고 살이 얼마나 올랐느냐다.

'입질의추억TV'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