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기요금 인상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에 대해서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으니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중동전쟁이 전기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주된 역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 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 확대와 석탄발전 활용을 제시했다. 그는 "전기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LNG(액화천연가스)"라며 "안전을 전제로 원전을 가급적 빨리 수리·재가동하고 미세먼지 영향이 없는 날에는 석탄발전을 더 돌려 가스 수요를 줄이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 현행 유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 장관은 "국제유가가 뛰면 LNG 가격도 연동해 오를 수 있고, 보통 국내 전기료에는 3~6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이 온다"며 "전쟁이 장기화하고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때 전기료가 많이 오르며 한전 적자가 쌓인 경험이 있는 만큼 국민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량 5부제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의무화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전체 차량의 6.4%가 공공기관 차량"이라며 "공공이 모범을 보여야 민간도 동참하는 데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공기관 의무화 이후 대기업과 은행권에서도 자율적으로 5부제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민간 5부제를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에너지 위기 단계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 '심각'으로 격상될 경우 민간 의무화 카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생계형 화물차나 장애인·어린이 동승 차량,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은 5부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 실천 방안으로는 전력 피크 시간대를 피할 것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태양광 발전이 늘면서 오후 5시부터 밤 8시까지가 전력 피크 시간대로 바뀌었다"며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이 시간대를 피해 주말이나 낮 시간에 사용하는 것이 절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에 대해서는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다. 김 장관은 "전체 지자체의 50% 이상이 6개월 이상의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 지역이 3~4개월치는 확보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품귀 현상은 사재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수급이 부족한 지역은 여유 있는 지자체로부터 물량을 넘겨받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봉툿값 인상 우려에 대해선 "종량제봉투 가격은 해당 지방정부 조례로 정하는 것이라 공장에서 임의로 올릴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방정부가 일반 비닐봉투 사용을 허용할 수 있는 만큼 가정에 쓰레기를 쌓아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현재 전기 발전 비중은 원전·석탄·가스가 각각 30%, 재생에너지가 10% 수준"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과 가스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바꿔야 하는 전환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석탄발전 확대와 원전 재가동은 어디까지나 일시적 대응책이며,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늘리는 에너지 대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최적 조합 방안은 전문가들이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