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는 밥상]일본지휘관이 패배를 직감한 미국의 '저세상 플렉스' #“이 전쟁 망했다..”

2026-03-27 08:36

굶주린 적군을 절망시킨 미군의 '아이스크림 배'
전쟁을 계기로 배스킨라빈스를 만들다

폼나는 밥상

"이걸 어떻게 이겨요"… 일본군을 절망시킨 미군의 '아이스크림 바지선'과 배스킨라빈스의 탄생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의 승패를 가른 것은 단순히 강력한 화력이나 최첨단 전투기만이 아니었습니다. 굶주림과 사투를 벌이던 일본군이 미군의 무전을 도청하다가 "아이스크림 배달이 왔다"는 일상적인 대화를 듣고 전의를 상실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적군에게는 공포를, 아군에게는 고향의 맛을 선사하며 전쟁의 판도를 바꾼 미군의 '저세상 플렉스', 아이스크림 보급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를 짚어보았습니다.

■ 침몰하는 함선에서도 포기 못한 '아이스크림 사랑' 미국인들의 아이스크림 사랑은 유별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특히 1920년대 금주법 시대에 술 대신 아이스크림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아이스크림은 미국의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열정은 전쟁터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항공모함 렉싱턴호가 침몰하기 직전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은 냉동고로 달려가 남은 아이스크림을 모두 꺼내 왔고, 갑판 위에서 이를 나눠 먹으며 구조를 기다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보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전투기 날개에 탄약통을 매달고 높은 고도로 날아올라, 그 냉기를 이용해 직접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까지 했습니다.

■ 전선을 누비는 아이스크림 공장, '콰르츠호'의 탄생 미 해군은 아이스크림이 병사들의 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무려 100만 달러를 들여 세계 최초의 '아이스크림 전용 바지선'인 콰르츠(Quartz)호를 만들었습니다. 철강 대신 콘크리트로 만든 이 거대한 배는 7분마다 38L, 하루 약 5톤의 아이스크림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이 배는 태평양 전선을 누비며 미군의 사기를 끌어올렸습니다. 보급품이 끊겨 가죽 끈을 삶아 먹으며 연명하던 일본군에게, 전선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미군의 모습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심리적 무기였습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탄약조차 없던 일본군은 미군의 압도적인 보급 역량을 체감하며 "이 전쟁은 도저히 이길 수 없겠구나"라는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 전장에서 피어난 달콤한 브랜드, 배스킨라빈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의 아이스크림 보급 문화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으로 복무하며 동료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만들던 '버튼 배스킨(Burt Baskin)'은 종전 후 '어바인 라빈스(Irv Robbins)' 와 손을 잡고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차리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 '배스킨라빈스(Baskin Robbins)'의 시작입니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만들던 것이 계기가 되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셈입니다.

■ 맺음말 가장 처참한 전장에서 피어난 가장 달콤한 보급품, 아이스크림. 이는 단순히 먹거리의 문제를 넘어 미국의 압도적인 경제력과 병사들의 사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군사 전략의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home 허지혜 기자 hzezze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