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전 거래일의 가파른 하락세를 뒤로하고 지수 선물 시장에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내달 6일까지 연장하며 군사적 긴장 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시장의 공포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현지 시각)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9.38포인트(1.01%) 하락한 45,960.11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521.75포인트(2.38%) 떨어진 21,408.08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14.74포인트(1.74%) 내린 6,477.16을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중동 지역의 전운 고조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영향으로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시장 하락의 도화선은 국제유가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요충지) 통행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 우려가 확산되자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선을 넘어섰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기업 수익성 악화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를 자극했다. 기술주 섹터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메타가 8.00% 급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4.15%), 알파벳(-3.66%) 등 대형 기술주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배적이던 시장의 불안감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로 전환점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와의 생산적인 대화를 언급하며 당초 27일까지였던 협상 시한을 4월 6일까지 열흘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시설에 대한 직접 타격을 유예한다는 방침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지수 선물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다우와 S&P 500 선물은 0.8% 이상, 나스닥 선물은 1.1%가량 오르며 전날의 낙폭 만회를 예고하고 있다.
거시 경제 데이터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고용 시장의 열기는 점차 식어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협상 시한이 연장된 만큼 향후 열흘간 이어질 외교적 줄다리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27.44까지 치솟아 투자자들의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