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터지기 일보 직전인 '물가풍선'에 펌프질하는 정부

2026-03-26 20:06

국가부채 6500조 시대, 추경 확대가 정답일까?
공급 충격 위기에 돈을 푼다? 환율·물가 악순환 우려

위키트리 유튜브 '만평'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방침을 정면 비판하며 “지금의 위기는 돈을 풀어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정 확대는 오히려 환율과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고다.

장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프타·헬륨 등 원자재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 우리 산업과 민생 전반이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공장 가동이 멈추고 물가가 폭등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뒤늦게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도 부동산 겁박에 매달리고, 추경만 하면 위기가 다 해소될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장 대표는 국가부채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는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6500조 원을 넘어섰다”며 “GDP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 부채가 1년 만에 500조 원 가까이 늘었고, 가계·기업 부채도 동반 증가했다”며 “시중은행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또 25조 원 규모 추경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환율·고물가·고유가의 3중 위기 속에서 돈을 더 풀면 환율은 오르고 물가는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장 대표는 카타르의 LNG 장기 공급 계약 관련 불가항력 선언을 언급하며 “결국 현물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물량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의 후유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전 확대를 기조로 한 에너지 믹스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정부는 이번 추경이 단순한 경기 부양이 아니라 ‘전쟁 대응’ 성격의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오는 31일 국회에 제출될 추경안에는 고유가로 직접 피해를 받는 취약 부문 지원, 기업 물류·유동성 애로 해소, 공급망 안정 대책 등이 담길 예정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고 소상공인과 청년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급망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결국 쟁점은 ‘지금의 위기가 수요 부진형 위기인가, 공급 충격형 위기인가’에 대한 진단 차이로 모인다. 야당은 공급 측 충격에 재정 확대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정부는 에너지·물가 충격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지기 전에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다.

고유가와 환율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추경이 경기 방어의 안전판이 될지, 아니면 재정 부담과 물가 압력을 키우는 부메랑이 될지는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home 김규연 기자 kky9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