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대구시장에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차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본인이 강하게 선을 긋고 있는데도, 당 내부에서는 '파괴력 있는 카드'라며 군불을 때고 있어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전날 오후 TV조선 유튜브 채널 '흑백여의도'에서 경기지사 출마에 대해 "인지도만 가지고 '경기지사 할래'라고 하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자 민주적 절차를 능멸하는 것"이라며 경기도로 방향을 트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현시점에서 이 전 위원장의 관심은 경기지사 등판이 아니라 대구시장 컷오프 결정의 번복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러 여론 조사에서 제가 압도적인 1위인데도 컷오프됐다"며 컷오프 재고를 요구하기 위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그는 "미리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앞서 '요청 시 검토하겠다'고 한 건 "1%도 가능성이고 99%도 가능성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이진숙 예비후보 수행팀장도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경기지사 후보 신청은 100%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다른 기류도 읽힌다. 국민의힘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경기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은 몇 시간 뒤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경기지사 후보로 이 전 위원장이 제격이라며 손짓했다.
조 최고위원은 "파괴력 있는 정치인 또는 기업인이 경기지사 후보로 나와야 한다"며 "그동안 여러분과 접촉했지만 성과가 별로 없어 3월 말까지 찾아봐야 하지 않겠냐 싶다"고 운을 뗐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추대론에 대해 "두 분 다 인지도는 높지만 유 전 의원은 여러 차례 고사했고 김 전 장관은 너무 연로하다"며 그런 면에서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진행자가 이 전 위원장에 관해 묻자 조 최고위원은 "이진숙 전 위원장이 '그래 내가 대구를 떠나서 경기도에서 한번 해보겠다'고 나선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상황이 될 것이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이 전 위원장이 '경기지사 출마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선을 확실히 긋고 있기에 조 최고위원은 "마땅한 후보를 못 찾으면 저라도 신청할 생각도 있다"고 말해 당의 깊은 인물난을 에둘러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