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기업의 첫 행보는 말보다 선명하다. 특히 새 대표이사의 취임 직후 선택은 그 조직의 방향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가야컨트리클럽 황진규 대표이사가 택한 방식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축하 화환을 거두고, 그 자리에 쌀 3.5톤을 놓았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기부다. 하지만 이번 선택은 ‘보여주기’보다 ‘쓰임’을 택한 결정에 가깝다. 쌀은 곧바로 지역 사회복지시설로 전달돼 실제 필요한 곳에 사용된다.
이 장면이 더 의미 있게 읽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선택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야컨트리클럽은 그동안 지역 아동 양육시설 지원과 불우이웃 돕기, 소방용품 지원 등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기부액은 약 4억 3천만 원에 달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시간을 쌓아온 기록이라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쌀 기부는 단순한 취임 이벤트가 아니라 기존 흐름 위에 놓인 ‘연속된 선택’이다.
여기에 황 대표의 이력도 읽힌다. 황 대표는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가 아니라 내부에서 성장한 실무형 경영자로, 현장을 기반으로 조직을 이해해 온 인물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이 이번 ‘보여주기보다 쓰임’을 택한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가 강조해 온 ‘지역 상생’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말로 꺼내기 전부터 이미 조직 안에서 일정 부분 실행돼 온 가치다.
기업이 지역과 함께 간다는 말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지역에 무엇을 남겼는지는 숫자와 기록이 증명한다.
4억 원이 넘는 누적 기부는 그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선택은 더 분명해진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기보다 기존의 방향을 더 또렷하게 드러낸 행보다.
물론 관건은 앞으로다. 지속되지 않는 사회공헌은 쉽게 잊힌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가야컨트리클럽의 행보는 ‘한 번의 이벤트’로 보기 어렵다.
황 대표의 취임은 화려한 선언보다 ‘이미 해 오던 방식’을 이어 가는 선택으로 시작됐다.
취재수첩의 평가는 명확하다. 이번 선택은 낯선 혁신이라기보다 꾸준함이 만들어 낸 신뢰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그 연장선 위에서, ‘지역 상생’과 ‘골프 대중화’라는 방향 역시 선언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로 남는다.
결국 기업의 가치는 말이 아니라, 반복된 선택이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