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초대형 메가시티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이 가시화된 가운데, 화려한 미래 산업 청사진 이면에 가려진 '물 부족' 문제가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아무리 훌륭한 첨단 산업단지를 유치하더라도, 공장을 돌릴 거대한 '생명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모든 공약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제기됐다.
◆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 조건, 320만 통합특별시의 '아킬레스건'
26일 광산구의회에 따르면, 김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열린 제303회 임시회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초광역 지자체 시대를 앞두고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제적인 물 관리 대책'을 꼽았다. 김 의원은 광주시가 하루에 소비하는 50만 톤 규모의 생활·공업 용수 대부분을 전남의 동복댐과 주암댐에 기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극심한 가뭄과 기습적인 폭우가 번갈아 덮치는 기후위기 속에서, 양 지역의 수자원 연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공동의 숙명이라는 것이다.
◆ AI·반도체 띄우지만… "수조 원대 공약에 물 공급망은 텅 비었다"
김 의원의 비판은 현재 쏟아지고 있는 매머드급 산업 공약들의 맹점을 정확히 겨냥했다. 전남 동부권의 거대 반도체 클러스터, 광주의 AI(인공지능) 산업단지, 군 공항 이전 부지에 들어설 미래 신도심, 빛그린산단의 미래차 기지 등은 모두 천문학적인 양의 공업용수를 집어삼키는 '물 먹는 하마'들이다. 그러나 정작 이 거대한 시설들에 물을 어떻게 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 로드맵은 실종된 상태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 기존 댐·강물 끌어오기엔 한계… '초광역 물 마스터플랜' 절실
기존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장흥댐이나 나주호, 영산강 수계 활용 방안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미 농업용수 부족으로 인한 지역 간 갈등의 불씨가 안고 있으며, 갈수기 수질 악화라는 치명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의원은 다가올 통합특별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들과 행정부를 향해 각 산업단지별 정확한 물 수요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취수부터 정수, 재이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남·광주 통합 물 마스터플랜'을 즉각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 김영선 의원 "지자체 거버넌스 및 물 순환 인프라 전면 개조해야"
아울러 김 의원은 기초지자체인 광산구가 먼저 나서야 할 실천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지역 사회가 주도하는 물 안보 거버넌스를 서둘러 구축하고, 향후 산업단지 입지를 선정할 때 물 수요를 최우선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버려지는 하수를 다시 쓰는 중수도 설비를 대폭 확대하는 등 체계적인 물 순환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오늘날의 물은 단순한 자연 자원을 넘어, 시민의 목숨줄이자 미래 일자리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산업 인프라”라며, “새롭게 출범할 통합특별시는 물 때문에 발목 잡히는 도시가 아니라, 압도적인 수자원 경쟁력으로 대한민국 산업을 호령하는 거점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