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의 시가 깃든 낙동강 기암절벽…'미스터 션샤인' 힐링 사진 명소

2026-03-25 12:02

깎아지른 절벽과 푸른 강물이 맞닿은 곳
조선의 선비들이 사랑한 '안동 고산정'

낙동강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경북 안동 가송리 마을에 들어서면, 기암절벽과 강물이 빚어낸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수려한 자연 속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고산정은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채 강을 굽어보고 있다. 도심의 소음은 멀어지고,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귓가를 채우는 이곳은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숨을 고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안동 고산정 / ⓒ한국관광 콘텐츠랩
안동 고산정 / ⓒ한국관광 콘텐츠랩

고산정은 1564년 퇴계 이황의 제자인 성재 금난수가 세운 정자다. 안동 예안 출신인 금난수는 이황이 도산서당을 건립할 당시 영건기를 지을 만큼 스승과 각별한 사이였다. 이황은 벼슬보다 학문에 뜻을 두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았던 제자의 인품을 특히 아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 정자를 수시로 찾아와 제자와 함께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정자 건너편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산이 홀로 우뚝 솟아 있는데, 이 산을 바라보며 정자의 이름을 고산정이라 붙였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고산정 풍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고산정 풍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이곳의 가치는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라는 점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산정 일원은 '여지도서' 같은 고문헌에 빼어난 경관이 기록될 정도로 역사적·경관적 가치가 높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국가 명승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정자 뒤편으로는 영남의 명산 청량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앞쪽으로는 낙동강의 맑은 물줄기가 휘감아 흐른다. 이황을 비롯해 당대의 수많은 유학자가 이곳을 오가며 남긴 시가 800수가 넘는다고 전해질 만큼, 고산정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학문적 교류와 풍류의 중심지였다.

고산정 / ⓒ한국관광 콘텐츠랩
고산정 / ⓒ한국관광 콘텐츠랩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대중에게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극 중 고애신과 유진 초이가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던 애틋한 장면이 바로 이곳 고산정 앞 낙동강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최근에는 드라마 '폭군의 셰프' 촬영지로도 다시금 화제를 모으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강 건너편의 깎아지른 듯한 암벽과 잔잔한 물결은 지금도 드라마의 감동을 생생히 떠올리게 한다. 이런 풍경 덕분에 이곳은 사진작가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이른바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촬영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선비들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정자에 닿았지만, 지금은 현대식 다리가 놓여 있어 편하게 정자 앞까지 이동할 수 있다. 정자 주변에는 이황이 유람했던 길인 '예던길'과 농암종택이 가까이 있어 안동 특유의 선비 문화를 함께 체험하기에도 좋다.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산등성이와 강물 위로 반짝이는 윤슬은 방문객들에게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의 정수를 보여준다.

고산정 일대 풍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고산정 일대 풍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안동 고산정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연중 상시 개방된다. 다만 자연유산인 만큼 시설물이나 주변 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안동 시내에서 차로 약 40분이면 닿을 수 있어, 인근 가송리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함께 즐기며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유튜브, tvN DRAMA
안동 고산정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