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3대 지표가 일제히 반등하며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소폭 하락하며 보합권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수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가 133선을 돌파하고 브렌트유가 다시 100선 위로 올라서는 등 국제 시장의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향후 국내 소매 가격의 인상 가능성에 긴장감이 감도는 양상이다.

25일 기준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18.91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0.01 내렸다. 경유 또한 0.70 하락한 1814.83원으로 집계되어 두 유종 모두 변동 폭이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고급 휘발유는 0.89 오른 2113.12원를 나타내며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아직 국내 시장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채 단기적인 정체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원유 시장은 전 유종에서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중동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전 거래일보다 1.63(1.23%) 오른 133.60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던 브렌트유는 4.31(4.49%) 반등하며 100.23까지 올라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4.22(4.78%) 급등한 92.35를 기록하며 3대 지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러한 국제 유가의 전방위적 상승은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통상 국제 유가 변동분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투영되기까지는 약 2주에서 3주의 시차가 발생한다. 현재 국내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것은 과거의 상대적 하락분이 반영되는 과정이며, 국제 시장의 급등세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 물가에 강한 상방 압력(가격을 밀어 올리는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 업계는 원화 가치 변동과 국제 제품 가격의 괴리에 주목하고 있다. 원유 수입 단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소매 가격이 제자리에 머물 경우 정유사의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얻는 이익) 구조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주유소 공급가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리터당 1900선을 다시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브렌트유가 100선을 탈환하고 WTI가 5%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적인 에너지 비용 상승 기조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유류세 정책 기조나 환율 추이에 따라 변동 폭은 달라질 수 있으나 당분간 국내 유가의 하방 경직성(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 성질)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유가 정보 앱이나 지역별 최저가 주유소를 찾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산업 전반의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