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71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신전떡볶이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각종 소모품을 사실상 강제로 구매하도록 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억67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서 공정위를 직접 칭찬하면서 이 사안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젓가락·포장 용기까지 본사에서 강제 구매…2년간 64억 규모
공정위는 신전떡볶이 가맹본부인 신전푸드시스에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67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전푸드시스는 2021년 3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젓가락, 숟가락, 종이컵, 포장 용기, 비닐봉지 등 총 15개 품목을 본사 또는 지역본부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가맹점에 강제했다. 해당 기간 강제 구매 총액은 약 64억6000만 원에 달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을 경고하는 내용증명을 70차례나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전푸드시스는 이 과정에서 품목별로 12.5~34.7%의 마진을 붙여 최소 6억3000만 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특정 품목을 지정된 곳에서 구매하도록 강제하려면 해당 품목 없이는 상표권 보호가 어렵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신전푸드시스가 강제 구매하도록 한 포장 용기 등이 떡볶이·튀김 등 핵심 상품의 맛이나 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시중 제품과 유의미한 차이도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정보공개서에 거래강제 품목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브랜드 유지와 무관한 품목 구매를 강제한 행위는 위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SNS에 "공정위 잘하신다"…과징금 액수엔 의문
공정위 제재 다음 날인 23일 오후 이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 SNS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관련 게시글을 공유하며 직접 반응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정위 잘하신다"며 "열일하는 공정위 공무원 여러분 감사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규모가 작아서겠지만 과징금 액수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부과한 것이죠?"라고 물었다.
현직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공정위 제재 건을 SNS에서 직접 언급하며 과징금 수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어서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공정위원장 3시간 만에 댓글로 직접 답변해 눈길
주 공정거래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게시글이 올라온 지 약 3시간 후 댓글로 직접 답변했다. 주 위원장은 "가맹본부는 6억3000만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진시정한 점은 고려하되 부당이득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과징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불공정행위에는 부당이득보다 큰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해 실효적 제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전푸드시스가 자진시정을 했다는 점이 과징금 산정에 반영됐지만, 부당이득 6억3000만 원을 넘는 수준인 9억6700만 원으로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의 SNS 질문에 위원장이 공개 댓글로 답하는 이례적인 소통 방식도 화제가 됐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맹본부가 거래 조건을 더 구체적으로 공개하도록 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