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행정과 복지 서비스가 온라인과 스마트폰으로 집중되는 시대, 정작 가장 배려받아야 할 장애인과 고령자들에게 서울시 산하기관 홈페이지는 굳게 닫힌 '철옹성'이나 다름없었다. 법적으로 반드시 보장해야 할 디지털 기본권마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서울시의회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혜영 의원(국민의힘, 광진4)은 지난 5일 열린 제334회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홍보기획관을 상대로 산하기관들의 심각한 정보통신접근성(WA) 관리 실태를 매섭게 질타했다. 정보통신접근성이란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일반인과 동등하게 웹사이트나 앱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적 의무 사항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리더 음성 지원이나 어르신을 위한 큰 글씨 제공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김 의원이 홍보기획관실에 접수된 민원을 분석한 결과는 참담했다. 시민의 복지와 투자를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서울장학재단과 서울투자진흥재단 등 서울시의 굵직한 산하기관들이 기본적인 '웹 접근성(WA) 품질인증'조차 획득하지 않은 채 배짱 운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의원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할 공공기관들이 정작 기본적인 인증조차 받지 않고 방치한 것은 전형적인 '등잔 밑이 어두운 행정'"이라고 매섭게 꼬집었다. 이어 "시각장애인이 스크린 리더로 정보를 읽을 수 있는지, 고령자가 쉬운 메뉴로 접근할 수 있는지는 단순한 서비스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마땅한 '기본권' 문제"라며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따져 물었다. 더 큰 문제는 시민 대다수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모바일 앱(MA)과 소프트웨어(SA)에 대한 서울시의 황당한 태도였다. 서울시는 모바일 앱 접근성 인증에 대해 "민간 인증 영역이라 기관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김 의원은 "시민들이 PC보다 스마트폰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시대에, 인증 주체가 민간이라는 핑계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세금으로 운영하는 앱들이 정작 어르신과 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 '먹통'이 되어도 자율이라며 방치하는 것은 끔찍한 디지털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당장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홈페이지와 앱 전체에 대한 뼈를 깎는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모든 기관이 웹, 모바일, 소프트웨어 접근성 인증을 따내어 진정한 '장벽 없는 디지털 서울'을 구현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서울시 홍보기획관 측은 미인증 기관들의 사유를 즉각 파악하고 조속히 인증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산하기관의 디지털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한층 깐깐한 관리와 감독에 나서겠다고 진땀을 흘리며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