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수립하는 모든 사업과 예산은 '기후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깐깐한 검증 무대에 오르게 된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 위기가 턱밑까지 다가와 아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막대한 예산을 굴리는 교육 당국의 씀씀이부터 탄소 중립에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제33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윤영희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기후예산제 운영 조례안'을 최종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전략에 발맞춰,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막중한 시대적 과제를 교육 행정에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관련 상위법 개정이 미뤄지며 발생했던 뼈아픈 입법 공백을 서울시의회가 앞장서서 메운 것이다. 변화의 핵심은 이른바 '기후예산제'의 전면 도입이다. 교육청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과 사업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칠 영향을 미리 정밀하게 따져 예산 편성 단계부터 철저히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예산표만 짜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결산 단계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집행 실적을 매섭게 평가한다. 이렇게 매겨진 '탄소 성적표'는 고스란히 다음 연도 예산과 재정 운용에 피드백으로 돌아가게 된다. 제도가 현장에서 겉돌지 않도록 실효성을 끌어올리는 장치도 촘촘히 마련됐다. 기후예산제 운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정책의 뼈대를 잡는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성 강화 교육을 실시하도록 못 박았다. 우수 사례를 발굴해 표창하는 유인책도 조례에 담겼다. 이번 조례안 제정을 이끈 윤영희 의원은 "기후 위기는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은 물론 학습권과 직결된 위급한 사안"이라며 "교육기관의 예산 집행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아이들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가장 가치 있는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조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이번 조례를 지렛대 삼아 낡은 교육시설 개선과 에너지 전환 등 교육행정 전반에 기후 대응 관점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길 바란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시의회 문턱을 넘어선 이번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다만 방대한 제반 시스템 구축과 교육청의 물리적인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실제 기후예산서 작성과 적용은 오는 2028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 편성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