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AI 갈증 푼다…카카오, '지역 인재' 직접 키운다

2026-03-23 16:37

카카오, 500억 원 투입해 2030년까지 AI 창업팀 100개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5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투입해 지역 AI 인재와 혁신 기업을 육성하는 추진 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출범하며 2030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100개의 AI 창업팀을 발굴해 비수도권 중심의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카카오 4대 과기원과 업무협약 체결 / 카카오
카카오 4대 과기원과 업무협약 체결 / 카카오

카카오그룹은 23일 대전 KAIST 학술문화관에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AI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그룹이 지난해 9월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발표했던 500억 원 규모의 AI 육성 기금을 기반으로 한다. 지역 인재 양성과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혁신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기조에 맞춰 비수도권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려는 취지다.

신설된 기구 명칭인 '카카오 AI 돛'은 지역적 한계라는 파도를 넘어 글로벌 시장이라는 대양으로 인재와 기업을 밀어 올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투자와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남, 호남, 충청권의 AI 산업화 촉진에 집중한다. 카카오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자사가 보유한 인적 자산과 기술 인프라를 각 과학기술원의 연구 역량과 결합하는 민관학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핵심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운영된다. 과기원 중심의 현장형 AI 인재 양성이 첫 번째다. 이론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형 교육 과정을 구축한다. 카카오의 현업 개발자들과 과기원 학생들이 매칭되어 실질적인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는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기업 현장의 수요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확보해 지역 기업들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한다는 계산이다.

두 번째는 창업 지원이다. 카카오가 보유한 플랫폼 인프라와 클라우드 자원을 지역 창업팀에 개방한다. 4대 과기원이 보유한 딥테크(Deep-tech, 모방하기 어려운 고도의 독보적 기술) 역량이 사장되지 않도록 사업화 단계를 집중 지원한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시장성을 검증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다. 2030년까지 100개의 AI 창업팀을 발굴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구체적인 수치 목표다.

세 번째는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산학 협력이다. 각 과기원이 위치한 지역의 전략 산업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에너지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AX 촉진 과제를 수행한다. 지역별 산업 현안을 AI로 해결하는 모델을 구축해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이는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인재 양성 전략과 맞물려 비수도권 중심의 인공지능 선순환 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정신아 카카오그룹 의장은 협약식에서 AI 시대에는 1인 기업도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혁신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카카오가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11일 정부가 발표한 지역 인재 양성 및 AX 혁신 전략 이후 민간 기업이 화답한 첫 번째 대규모 투자 사례로 기록됐다.

추진 기구는 향후 분기별로 성과를 점검하고 지역별 특화 프로그램의 운영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창업팀에게는 카카오 계열사와의 협업 기회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IR(Investor Relations, 투자자 대상 기업 홍보) 기회도 상시 제공된다. 인공지능 기술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국가 전체의 균형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린다는 방침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