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장 화재 사망자 '마지막 통화 내용'...전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

2026-03-22 15:11

신원 확인 지연으로 병원과 분향소를 헤매는 유가족들의 고통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14명이 숨진 가운데, 한 희생자의 마지막 통화 내용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은 전날 밤부터 불이 난 공장 내 휴게실 등에서 차례로 수습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유전자 감식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부 희생자의 신원은 이날까지도 완전히 확인되지 못한 상태다.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유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누구를 어디에서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조차 명확히 안내받지 못한 채 병원과 분향소를 오가며 애를 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뉴스1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뉴스1

희생자 중 한 명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사고 당시의 마지막 통화를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화재 당시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어 “목소리가 매우 다급했고, 숨이 차는 듯한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통화는 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갑자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겼다”며 “그 한마디가 마지막이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화가 끊긴 뒤 다시 연결되지 않았고, 이후 소식을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가족인 B씨 역시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숨진 직원의 삼촌이라고 밝힌 B씨는 “수습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정확히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몰라 가족들이 여러 곳을 계속 찾아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신원 확인이 이렇게 지연되는지 알 수 없고, 그 사이 가족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22일 대형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경찰, 소방,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22일 대형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경찰, 소방,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현장에서는 희생자 신원 확인 과정이 지연되면서 유가족들의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유가족은 병원과 분향소를 오가며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쯤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했다. 화재는 공장 내부로 빠르게 확산됐고, 특히 근로자들이 머물던 휴게 공간을 중심으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약 10시간 30분 만인 같은 날 오후 11시48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가운데 25명은 중상, 35명은 경상으로 파악됐다. 구조 과정에서 다수의 인원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유전자 감식과 함께 현장 수습 자료 등을 종합해 신원 확인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참사는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와 함께, 사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의 혼선까지 드러내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을 떠올리며 남긴 한 통의 전화는 남겨진 이들에게 깊은 슬픔을 남기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