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밑반찬으로 감자조림을 만들다 보면 겪게 되는 흔한 고민이 있다. 감자를 깍둑썰기해서 분명히 모양 좋게 넣었는데, 요리가 끝나고 보면 감자 모서리가 다 뭉개져 있거나 서로 달라붙어 지저분해 보이는 경우다. 심하면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할 정도로 형체가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있다. 바로 감자를 졸이기 전에 소금물에 잠깐 담가두는 것이다. 이 과정 하나만 더하면 모양이 반듯하게 살아있고 속까지 간이 잘 밴 감자조림을 만들 수 있다.

우선 감자를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이때 함께 넣을 당근도 감자와 비슷한 크기로 잘라두면 보기에 좋다. 그다음이 가장 중요하다. 넓은 그릇에 물을 담고 소금을 풀어 소금물을 만든다. 여기에 썬 감자를 넣고 딱 15분 동안 그대로 둔다.
이렇게 소금물에 감자를 담가두면 감자 겉면에 붙어 있는 미끈거리는 성분인 전분기가 빠져나간다. 전분기가 남아 있으면 조리할 때 감자끼리 서로 끈적하게 달라붙어 모양이 쉽게 망가진다. 또한 소금기가 감자 살 속으로 스며들어 감자가 단단해지는 효과도 있다. 단단해진 감자는 나중에 불 위에서 오래 볶거나 졸여도 모서리가 잘 부서지지 않는다. 15분이 지나면 감자를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구고 채에 받쳐 물기를 완전히 털어낸다. 물기를 잘 닦아야 나중에 기름에 볶을 때 기름이 튀지 않고 안전하다.

감자를 소금물에 담가두는 동안 양념장을 미리 섞어둔다. 양념의 비율은 밥숟가락을 기준으로 한다. 진간장 8숟가락, 맛술 5숟가락, 물엿 5숟가락, 굴소스 1숟가락을 준비한다.
간장만 넣으면 짠맛만 강해질 수 있는데, 여기에 굴소스 한 숟가락을 더하면 맛이 훨씬 깊어진다. 맛술은 감자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고 물엿은 요리가 끝났을 때 감자 표면에 반짝이는 윤기를 내준다. 이 양념들을 한데 섞어두면 나중에 요리 중간에 양념을 하나씩 넣느라 불 조절에 실패할 일이 없다.
팬을 달군 뒤 식용유를 5숟가락 정도 넉넉하게 두른다. 물기를 뺀 감자를 먼저 넣고 약 5분 동안 충분히 볶아준다. 양념 국물을 붓기 전에 기름에 먼저 볶는 이유는 감자 겉면을 기름으로 코팅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기름 샤워를 마친 감자는 국물 속에서 끓어도 모양이 잘 유지된다.
감자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고 투명한 빛이 돌기 시작하면 썰어둔 당근을 넣는다. 당근을 넣고 다시 2분 정도 더 볶아준다. 당근은 요리의 색을 예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기름에 볶았을 때 우리 몸에 더 잘 흡수된다. 감자와 당근이 기름에 골고루 버무려지면 이제 양념 국물을 부을 차례다.

미리 만들어둔 양념 소스를 팬에 붓고 물 반 컵을 추가한다. 이때 불은 너무 세지 않게 중간보다 조금 약하게 조절한다. 불이 너무 세면 감자 속이 익기도 전에 국물만 금방 타버릴 수 있다.
이 상태로 10분 정도 은근하게 졸여준다. 국물이 바닥에 자작하게 남을 때까지 기다려야 감자 겉면에 양념이 찰떡같이 달라붙는다. 국물이 거의 다 줄어들면 불을 끄고 마지막으로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소금물에 미리 절였기 때문에 감자가 퍽퍽하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낸다. 이렇게 만든 감자조림은 식은 뒤에 먹어도 맛이 좋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 날 꺼내도 물기가 생기거나 감자가 뭉개지지 않는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감자와 당근의 크기를 되도록 일정하게 맞춰서 썰어야 한다. 크기가 제각각이면 작은 것은 너무 익어 부서지고 큰 것은 설익을 수 있다. 또한 소금물에서 건진 감자의 물기를 꼼꼼하게 제거해야 기름에 볶을 때 고소한 맛이 더 살아난다. 졸이는 과정에서 국물이 너무 빨리 줄어든다면 물을 조금 더 넣고 불을 더 낮춰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