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의 19년만 안방극장 복귀, 임수정과 심은경까지 가세한 초호화 라인업, 여기에 tvN 토일드라마 편성까지 더해지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이 있다.

그런데 방송 단 3회 만에 받아든 성적표는 의외였다. 화제의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시청률 3%대로 내려앉으며 아쉬운 흐름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3회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3.1%를 기록했다. 직전 2회 4.5%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방송 초반 상승 흐름을 기대하게 했던 분위기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낙폭이다. 특히 하정우, 임수정, 심은경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강한 화제성을 확보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뜻밖의 결과로 읽힌다.

이 작품이 받아든 숫자가 더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는 전작의 성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최고 시청률 13.1%를 기록한 ‘언더커버 미쓰홍’의 후속으로 편성됐다. 전작 마지막 회 시청률은 12.4%였다. 반면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1회 4.1%, 2회 4.5%, 그리고 3회 3.1%를 나타냈다. 전작 피날레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후속작으로서 부담이 컸던 데다, 편성 자체가 이미 높은 기대치를 전제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 성적은 더욱 뼈아프다.
물론 외부 변수도 있었다. 같은 시각 방탄소년단 컴백 공연이 넷플릭스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시청층 분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런 경쟁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초반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 탄력이 예상만큼 붙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지점이다. 결국 관심은 왜 이 작품이 배우 라인업의 힘을 시청률 상승세로 곧바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지에 쏠린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가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가짜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그린다. 설정만 놓고 보면 충분히 자극적이다. 현실적인 생계 문제, 가족을 둘러싼 압박, 범죄적 선택이 맞물리며 첫 회부터 강한 긴장 구조를 세웠다. 실제로 1, 2회는 일상적인 불안과 장르적 서스펜스를 결합해 빠르게 이야기를 밀어붙였다.
문제는 이후 반응이 뚜렷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현실적이다”, “배우들 연기력이 좋다”는 호평이 나온 반면, “스토리와 연출이 기대보다 약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강한 설정이 초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끝까지 붙들어 둘 서사적 흡인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 셈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단연 배우들이다. 하정우는 1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평범한 가장 기수종 역을 맡아 점점 수렁으로 빠져드는 인물의 변화를 그려내고 있다. 스크린에서 쌓아온 밀도 높은 연기를 안방극장 서스펜스로 확장할 수 있을지 방송 전부터 시선이 집중됐던 이유다. 제작진 역시 기수종 역할에 하정우 외 다른 배우는 떠올릴 수 없었다고 밝히며 강한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임수정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기수종의 아내 김선 역으로 나서 현실적인 아내이자 단단한 중심축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3회에서는 평범한 주부 같았던 김선의 반전이 그려지며 캐릭터가 감춘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기수종과 김선이 납치극의 비밀을 공유하며 점점 더 깊게 얽히는 전개는 향후 서사의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심은경의 악역 변신 역시 초반 가장 인상적인 포인트 중 하나다. 6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그는 생애 첫 악역 ‘요나’로 변신해 예측 불가한 긴장감을 만들고 있다. 생명을 해치는 데 망설임이 없으면서도, 길가의 작은 달팽이를 소중히 품는 기묘한 양면성은 이 캐릭터를 단순한 빌런으로 소비되지 않게 만든다. 이러한 불안정한 에너지는 작품 전체의 서스펜스를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다.
연출과 극본 역시 눈길을 끈다. 영화 ‘남극일기’, ‘페르소나’를 연출한 임필성 감독과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오한기 작가의 만남은 방송 전부터 신선한 조합으로 주목받았다. 오한기 작가는 방송 이후 “‘건물주’의 주인공들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단히 특별한 일에 휘말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봐달라”고 밝혔다. 결국 이 드라마의 승부처는 여기 있다. 평범한 인물들이 비정상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흔들리고 무너지는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밀어붙이느냐다.
초호화 캐스팅, 강렬한 설정, 장르적 긴장감까지 갖췄지만 숫자는 아직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다만 3회에서 임수정 캐릭터의 반전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비밀을 공유한 부부 관계에 또 다른 균열이 예고된 만큼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3회 만에 찍은 3%대 충격을 발판 삼아 반전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이제 시선은 다음 방송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