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질방 한쪽에 소쿠리째 쌓여 있는 맥반석 달걀. 껍데기를 까는 순간 올라오는 구수한 냄새, 한 입 베어 물면 느껴지는 그 쫄깃한 식감. 그 맛을 굳이 찜질방까지 가야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집에 있는 전기압력밥솥 하나면 충분하다.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다. 먼저 달걀을 준비한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달걀은 사용하면 안 된다. 온도 차이 때문에 조리 중 달걀 껍데기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 최소 한두 시간 전에 미리 꺼내 실온에 두어 냉기를 없애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겨울철에는 실내 온도가 낮은 만큼 두 시간 정도 여유 있게 두는 편이 안전하다.
이제 밥솥 준비다. 밥솥 바닥에 월계수 잎 한두 장을 깔아두면 달걀 특유의 비린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없으면 생략해도 무방하다. 그다음 밥솥 바닥에 도자기 재질의 밥공기를 뒤집어 올려놓고 그 위와 주변에 달걀을 차곡차곡 쌓는다. 도자기 밥공기를 함께 넣으면 밥솥 내부의 수분이 고르게 순환돼 달걀이 더 쫄깃하고 맛있게 구워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걀은 원하는 개수만큼 넣으면 된다.
물은 100㎖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많이 넣으면 구운 달걀 특유의 진한 갈색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소금 한 숟가락과 식초 한 숟가락을 물에 섞어 붓는 방법도 있다. 소금은 달걀에 간이 배게 하고, 식초는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식초를 넣어도 달걀에서 신맛이 나지는 않는다. 취향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소금과 식초 없이 물만 넣어도 구운 달걀 맛을 충분히 낼 수 있다.
준비가 끝나면 밥솥 뚜껑을 잠그고 백미 취사 버튼을 누른다. 고압·무압 겸용 밥솥을 사용하는 경우 손잡이를 고압 잠금 쪽으로 돌린 뒤 백미 취사를 선택하면 된다. 한 번 취사가 끝나도 달걀은 이미 충분히 익은 상태다. 이 상태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찜질방 맥반석 달걀처럼 진한 색과 더 쫄깃한 식감을 원한다면 한 번 더 취사를 돌린다. 두 번째 취사 전에는 뚜껑을 열지 말고 보온을 취소한 뒤 곧바로 재취사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때 물이 충분히 남아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물이 거의 없다면 소량을 보충해야 달걀이 타거나 밥솥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 취사까지 마쳤다면 달걀을 꺼내 찬물에 담근다. 이 과정을 거쳐야 껍데기와 속살 사이에 공간이 생겨 껍데기가 훨씬 잘 벗겨진다. 주의할 점이 있다. 뜨거운 밥솥 내부에 바로 찬물을 붓는 것은 금물이다. 달걀을 별도의 그릇에 먼저 담고 그 그릇에 찬물을 부어야 밥솥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껍데기를 까보면 흰자 표면이 연한 갈색을 띠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탱글탱글하다. 찜질방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다.
달걀은 완전식품으로 불릴 만큼 영양이 풍부하다. 달걀 한 개에는 약 6g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도 고루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A·D·E·K 등 지용성 비타민과 비타민 B군도 풍부하고, 철분·아연·셀레늄 등 미네랄도 다양하게 들어있다. 달걀 노른자에 포함된 콜린 성분은 뇌 기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루테인과 지아잔틴 같은 항산화 물질은 눈 건강에도 이롭다. 과거에는 달걀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 연구에선 식품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다이어트 중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장조림 밑반찬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