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을 들고 봄밤의 창덕궁을 거닐 수 있는 대표 야간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이 다음 달 다시 문을 연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낮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이 있다. 해가 지고 난 뒤 선선해진 공기 속을 걷다 보면 낮에는 스쳐 지나가던 풍경도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 특히 은은한 조명 아래 고즈넉한 공간을 천천히 거닐 때 느껴지는 여유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더 또렷해진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잠시 발걸음을 늦추고 싶은 순간, 그 시간을 가장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창덕궁의 밤이 다시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4월 16일부터 5월 31일까지 ‘창덕궁 달빛기행’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행사는 기간 중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되며 하루 6차례로 나뉘어 운영된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2010년 시작된 궁궐 야간 활용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17년째를 맞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배경으로 청사초롱을 들고 궁궐 곳곳을 둘러보는 체험형 행사다.
참가자들은 금호문으로 입장해 금천교를 지나 인정전, 낙선재, 연경당 등 주요 전각을 따라 이동한다. 이동 중에는 전문 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지고 낙선재 상량정에서는 대금 연주가 진행된다.
후원 부용지 일대에서는 왕가의 산책을 재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연경당에서는 효명세자가 창작한 궁중정재 등 전통 공연이 이어진다. 관람객들은 전통 다과와 함께 봄밤의 궁궐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매년 높은 경쟁률로 이른바 ‘궁케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큰 행사인 만큼 올해도 전면 추첨제로 진행된다. 응모는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9일 오후 2시까지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당첨자는 31일 발표된다. 당첨자는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최대 2매까지 예매할 수 있고 참가비는 1인당 3만 원이다.
이후 4월 6일부터는 잔여석에 한해 선착순 예매가 진행되며, 만 65세 이상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행사 기간 중 5월 10일과 17일, 24일, 31일에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중국어·일본어 특별 회차도 운영된다. 해당 회차는 4월 2일부터 별도로 선착순 예매가 이뤄진다.
창덕궁은 조선 시대 왕이 가장 오랜 기간 머물며 정사를 펼친 궁궐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배치로 잘 알려져 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