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고애신의 집…K-드라마가 사랑한 '500년 고택' 정체

2026-03-19 14:39

'애기씨'의 기품이 서린 솟을대문 너머, 조선의 시간이 멈춘 곳
경남 함양 개평한옥마을

경상남도 함양군 지곡면에 위치한 개평한옥마을은 조선시대 선비 문화의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영남 지역의 대표적인 집성촌이다. 예로부터 함양은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유학자를 배출한 고장으로 유명하며, 그중에서도 개평한옥마을은 조선 5현 중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하동 정씨, 풍천 노씨, 초계 정씨 등 세 가문이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터를 잡고 살아오며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개평한옥마을 전경 / 함양군 공식 블로그
개평한옥마을 전경 / 함양군 공식 블로그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정갈하게 이어진 돌담길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국가민속문화유산인 ‘일두고택’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고애신(배우 김태리)의 집으로 등장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드라마 ‘정년이’ 촬영지로도 활용돼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솟을대문을 지나 안채와 사랑채로 이어지는 공간 구성은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품격과 절제된 미학을 잘 보여주며, 전통 한옥 특유의 깊이 있는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일두고택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일두고택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개평한옥마을 골목 / 함양군 페이스북
개평한옥마을 골목 / 함양군 페이스북

마을 곳곳에는 선조들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흔적이 즐비하다.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논하던 ‘교수정’과 정여창 선생이 명상을 즐겼다고 전해지는 ‘개평리 소나무 군락지’는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특히 개평한옥마을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며 전통을 지켜가는 삶의 터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따라서 방문 시에는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정숙을 유지하는 등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개평한옥마을 풍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개평한옥마을 풍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관람 시간(일두고택 등 주요 고택 기준)은 하절기(4월~11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12월~3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별도의 마을 입장료는 없으며, 마을 산책 외에도 전통 한옥 숙박, 한복 및 전통 혼례복 체험 등 다양한 유료 프로그램을 통해 옛 생활 문화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개평한옥마을은 오랜 시간을 간직한 채 오늘의 방문객과 자연스럽게 교감하며, 찾는 이들에게 차분하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

개평한옥문화체험휴양마을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