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중생이 입학식 날 화장실서 겪은 악몽... 전주 중학교서 벌어진 일

2026-03-19 11:17

상담조차 힘든 트라우마... 한 소녀의 일상이 무너졌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한 여중생이 입학식 당일 화장실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가해 학생들은 폭행 장면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고 협박까지 이어갔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가 “중학교에 입학한 딸이 입학식 당일 2학년 선배 4명에게 화장실에서 감금된 채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렸다.

사건의 발단은 입학 전인 지난달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해 학생 중 1명이 피해 학생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 뒤 DM으로 어느 중학교에 가는지, 선배가 있는지 물어왔다. 피해 학생은 무섭다는 생각에 같은 아파트 아랫층에 사는 아는 오빠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고, 그 오빠가 가해 학생에게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는 게 화근이 됐다. 가해 학생은 ‘왜 오빠에게 말했느냐’며 단체 DM으로 피해 학생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지난달 말에는 뜬금없이 사과하고 좋게 끝내자는 DM을 보냈다. 피해 학생은 일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입학식 당일 상황은 전혀 달랐다.

입학식 당일인 지난 3일 가해 학생들은 또 다른 1학년 학생과 함께 피해 학생을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문을 잠근 뒤 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폭행 장면을 촬영했고, 피해 학생이 무릎을 꿇지 않자 무릎 뒤를 발로 차 강제로 꿇게 한 뒤 사진까지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 학생은 총 4명. 그중 1명은 피해 학생과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게 신고하거나 타인에게 알릴 경우 영상과 사진을 전교생에게 유포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따라 하도록 강요했다. 피해 학생이 이에 따르지 않자 추가 폭행이 이어졌고, 결국 피해 학생은 공포에 질린 상태에서 10차례 이상 허리를 굽혀 사과한 뒤에야 화장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화장실을 나온 이후에도 가해 학생들은 신고할 경우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취지로 협박을 이어갔다.

폭행 영상은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직접 영상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피해 학생 친구의 가족이 영상을 보고 피해 학생임을 알아보면서 유포 사실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다른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사건이 알려진 정황이 있어 영상이 상당 부분 확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가해 학생들의 계정이 비공개이고 복수 계정을 사용하고 있어 구체적인 유포 경로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피해 학생은 사건 이후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딸은 약 3일 동안 급식을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교실을 벗어나지 않았다. 학교생활이 어떤지 묻는 질문에도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며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건은 다른 경로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입학식 당일 급식실에서 다른 학생들과의 갈등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학교 측이 피해 학생을 면담했고, 이 과정에서 집단폭행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그제야 아이가 겪은 일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지난 9일 학교를 찾아가 담임교사와 학교폭력 담당 교사, 교감, 교장을 만나 가해 학생들과의 분리조치를 강하게 요구했다. 지난 11일에는 교육청 조사관이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고, 3월 14일에는 경찰서 여성청소년계를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하고 조사를 받았다.

학교 측은 분리 조치를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피해 학생이 급식실에서 가해 학생 무리와 마주쳐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외출 중 가해 학생들과 마주쳤을 때 “왜 신고했느냐”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도 이어졌다고 A씨는 주장했다.

가해 학생 측은 뒤늦게 사과 의사를 전달했지만, 피해 학생 측은 이를 거부했다. A씨는 “경찰 신고 후에야 사과하겠다고 해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 역시 사과를 원하지 않고 전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피해 학생은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는 최소한의 일상만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학원 수업은 중단한 상태다. 심리상담을 진행했으나 충격이 커 충분한 의사 표현이 어려워 상담 소견서 발급도 지연되고 있다.

CCTV 영상 확보 방법, 변호사 선임 비용, 법률구조공단 활용법 등 실질적인 조언을 건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SBS ‘모닝와이드’ 작가라고 밝힌 누리꾼이 댓글란에서 취재 의사를 밝히는 등 파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이 피해 학생을 향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댓글을 달자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그러한 반응 자체가 2차 가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A씨는 학폭위, 형사, 민사, 공론화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