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다시 한번 ‘정의구현’ 장르로 시청률 반등에 도전한다. 배우 김남길과 이유미를 앞세운 신작 드라마 ‘악몽’이 내년 방영을 목표로 제작을 확정하면서, 방송 전부터 관심이 빠르게 모이고 있다.

SBS는 지난 18일 김남길과 이유미가 주연을 맡은 새 드라마 ‘악몽’을 내년 방영 예정작으로 공식 발표했다. 공개된 설정만으로도 기존 수사극과는 결이 다른 독특한 세계관이 예고되면서,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 작품은 법의 처벌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악인들을 현실의 감옥이 아닌 ‘악몽’ 속에 가두는 과정을 그린 정의구현 판타지극이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정을 기반으로, 기존 형사물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처벌의 한계’를 서사의 중심에 놓는다.
극 중 김남길은 남부서 형사 김태이 역을 맡는다. 그는 범인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집념을 가진 인물로, 기존 제도권 수사의 한계를 체감한 끝에 ‘자경단’ 조직과 손을 잡게 되는 설정이다. 단순한 수사관이 아니라, 법 밖의 방식까지 고민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캐릭터의 확장성이 주목된다.

이유미는 피해자 전담 경찰이자 ‘악몽 설계자’ 장규은 역을 맡는다. 현실에서는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꿈속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악인에게 공포를 설계하는 인물이다. 현실과 꿈이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인물의 변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현실의 감옥으로는 가둘 수 없는 범죄자들을 ‘악몽’이라는 방식으로 단죄한다는 설정을 통해, 죄에 대한 책임과 대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범죄 해결이 아닌, ‘처벌의 정당성과 방식’을 묻는 서사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작품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김남길의 전작과 맞닿아 있는 지점 때문이다. 김남길은 과거 드라마 ‘열혈사제’를 통해 권선징악 구조의 정의구현 서사를 선보이며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해당 작품은 부패한 권력 구조를 깨는 이야기로 전개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했고, 최고 시청률 22%(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열혈사제’ 핵심은 공권력이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범죄를 주인공이 직접 응징한다는 점이었다. 정치·검찰·경찰·조폭·종교까지 얽힌 구조적 부패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현실 문제와 맞닿은 서사가 공감을 얻었다. 이러한 흐름은 ‘사이다식 정의구현물’이라는 장르적 인식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악몽’ 역시 법으로 단죄하기 어려운 범죄를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한 결을 갖고 있다. 다만 현실의 물리적 처벌이 아닌 ‘꿈’이라는 비현실적 장치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설정이 단순한 판타지 장치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방식의 정의 서사로 확장될지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몇 가지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악몽’이라는 처벌 방식이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작동하는지, 그 과정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부분이다. 또한 주인공들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선택을 하게 될 때, 그 행위가 정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역시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장르적으로도 변수는 존재한다. 정의구현 서사는 분명 대중적 호응을 이끌어낸 검증된 공식이지만, 반복될 경우 피로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돼 왔다. ‘악몽’은 여기에 판타지 요소를 결합하면서 신선도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보인다.
결국 관건은 설정의 설득력과 서사의 완성도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구조가 이야기 몰입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할지, 혹은 복잡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할지는 실제 방송 이후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남길이 다시 한번 정의구현 장르로 돌아왔다는 점, 이유미가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를 맡았다는 점만으로도 기대 요인은 충분하다. 전작에서 입증된 장르적 강점과 새로운 설정이 결합될 경우, 다시 한번 높은 시청률을 노려볼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SBS가 ‘악몽’을 통해 또 한 번 시청률 반등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과거 22%라는 기록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첫 공개 단계에서부터 화제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분명하며, 향후 추가 캐스팅과 연출, 편성 전략에 따라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정의구현 드라마가 다시 한번 통할지, 그 방식이 ‘악몽’이라는 새로운 장치를 통해 어떻게 변주될지에 큰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