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스전까지 터졌다…지금 중동 상황이 심상치 않은 이유

2026-03-19 08:42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피격…군사시설 넘어 에너지 인프라까지 확대
보복 공방 격화 속 국제유가 급등…글로벌 시장도 즉각 영향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공격하면서 중동 충돌이 군사시설 공방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핵심 에너지 시설이 직접 타격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전선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스파르스는 이란의 대표 가스 생산기지이자 카타르와 공유하는 초대형 가스전으로, 이곳이 흔들리면 이란 내부 에너지 수급은 물론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튜브 'The Sun' 보도영상 캡처
유튜브 'The Sun' 보도영상 캡처

◈ 가스전 공격, 전쟁 성격 바꿨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이와 연결된 아살루예 정제시설을 타격했다. 이란 국영매체와 AP통신 등은 이번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시설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사전에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통보받았지만 작전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AP와 CNN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공격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핵시설이나 군사시설 중심이던 타격이 에너지 생산시설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사우스파르스는 카타르의 노스필드와 연결된 세계 최대 가스전으로 꼽히며, 이란은 이곳에서 자국 가스 공급의 상당 부분을 조달한다. 에너지 인프라가 직접 공격 대상이 되면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산업 기반과 공급망을 겨냥한 경제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즉각 반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번 공격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며 전 세계를 휩쓸 통제 불능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역시 에너지 시설 피격 이후 “새로운 단계의 대결이 시작됐다”는 취지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튜브, 'The Sun' 보도영상

◈ 걸프 전체로 번진 긴장

실제 파장은 곧바로 걸프 지역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AP와 FT 등에 따르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같은 날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가스 시설 밀집 지역에도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카타르 측은 핵심 가스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광범위한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라스라판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곳이다.

카타르는 즉각 자제를 촉구했다. 카타르 정부는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중동 시민들뿐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안보와 환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우스파르스를 이란과 공유하는 카타르 입장에서는 이번 충돌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도 긴장도를 더 키우는 대목이다. 중동 에너지 시설이 연쇄적으로 위협받기 시작하면 개별 국가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과 국제사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 보복전이 아니라 중동 에너지 질서를 건드린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가스전과 세계 최대 LNG 수출 거점이 잇따라 공격받거나 타격 위협을 받으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 심리는 빠르게 증폭되고 있다.

코스피가 유가 급등에 3% 하락 개장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코스피가 유가 급등에 3% 하락 개장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 국제유가 급등, 시장도 즉각 반응

가스전 피격 여파는 국제유가에도 반영됐다. 브렌트유 5월물은 18일 종가 기준 배럴당 107.38달러로 전장보다 3.8% 올랐고 장 마감 후에는 한때 110달러를 넘어 111달러대까지 치솟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6달러대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100달러를 넘겼다. 유럽 가스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을 일회성 반응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사우스파르스 피격은 물론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까지 겹치면 원유와 가스 수송 차질 우려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AP는 에너지 시설 공격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 불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고, 월가와 주요 투자기관들도 브렌트유가 단기적으로 120달러 안팎까지 오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번 사우스파르스 공격은 중동 충돌 양상이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로까지 번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너지 시설은 한 번 타격을 받으면 해당 국가에 그치지 않고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물류비, 물가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튜브,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