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일상화 영향? 고교생 3명 중 1명 “긴 글 10분도 힘들다”

2026-03-18 09:57

숏폼 습관화 영향…응답자 57.9% “목적 없이 앱 켠다”

짧고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화면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긴 글 한 편을 끝까지 읽는 일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몇 초짜리 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환경 속에서 집중력은 점점 흐려지고, 텍스트를 따라가야 하는 시간은 점점 버겁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런 변화가 학습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긴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정보업체 진학사는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전국 고등학생 3525명을 대상으로 ‘독서 집중력과 숏폼 이용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0.6%가 “긴 글을 10분 이상 읽기 힘들다”고 답했다고 18일 밝혔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8.4%, ‘그렇다’는 응답이 22.2%였다.

반면 ‘아니다’(26.0%)와 ‘전혀 아니다’(15.0%)를 합친 비율은 41.0%로, 긴 글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비율이 적지 않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통이다’는 응답도 28.5%에 달해 상당수 학생들이 긴 글 읽기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학사 제공
진학사 제공

진학사 측은 이 같은 결과가 수능 지문이나 교과서처럼 긴 텍스트를 읽고 분석해야 하는 학습 환경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숏폼 콘텐츠의 일상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의 57.9%는 “특별한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숏폼 앱을 켠다”고 답했다.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짧은 영상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시청 시간 통제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78.4%는 “의도했던 것보다 더 오래 시청하게 된다”고 답했다. ‘대체로 가능하지만 가끔 길어진다’는 응답이 51.6%로 가장 많았고, ‘멈추고 싶어도 자주 길어진다’(20.1%), ‘통제가 어렵다’(6.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할 때 멈출 수 있다”는 응답은 20.1%에 그쳤다.

짧은 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알고리즘 구조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대신, 스스로 시청을 멈추는 능력은 약화시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과 내신 모두 긴 글에서 핵심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이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숏폼 중심의 미디어 이용이 늘어나면서 뇌가 짧고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학습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부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교과서나 신문 기사 등 긴 글을 끝까지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