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가 과거 선수 영입 과정에서 장부 밖 자금을 조직적으로 운용한 사실이 드러나 EPL 역대 최고액 벌금 징계를 받았다.

EPL 사무국은 17일(한국 시각) 2011년부터 2018년 사이 재무 보고 및 제3자 투자 관련 규정을 어긴 첼시에 1075만 파운드(약 213억 원)의 벌금과 함께 1군 선수 이적 금지(2년 집행유예), 9개월간 아카데미 선수 이적 금지 제재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첼시는 12명의 개인 또는 법인에 총 36회에 걸쳐 4750만 파운드(약 942억 원)를 비공개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금은 주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제3자들을 거쳐 지급됐으며, 클럽 회계 장부에는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
EPL 사무국은 "당시 제3자가 선수와 에이전트 등에게 지급한 금액은 실제로 첼시 구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규정상 구단 지급으로 처리됐어야 한다"며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리그 규정을 성실히 준수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밀 자금이 투입된 이적 건에는 첼시 전성기를 이끈 핵심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에덴 아자르, 라미레스, 다비드 루이스, 안드레 쉬를레, 네마냐 마티치 등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7명의 미등록 에이전트에게 2300만 파운드가 비공개로 전달됐다.

사무엘 에투와 윌리안의 합산 이적료 1930만 파운드 역시 장부에 올라오지 않았다. 프랭크 아르네센 기술이사 등 스태프 3명에게 임금 성격으로 137만 파운드가 지급된 사실도 드러났다. 조사 문건에 이름이 오른 선수들 본인에게는 직접적인 귀책 사유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규정 위반이 벌어진 시기는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로 있던 기간과 겹친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부터 2022년까지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첼시를 유럽 최상위 클럽으로 끌어올렸다.
첼시는 이번 사태로 승점 삭감 등 더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EPL 이사회는 당초 2000만 파운드의 벌금과 두 이적 시장 동안의 영입 금지를 고려했다. EPL 이사회는 당초 2000만 파운드의 벌금과 두 이적 시장 동안의 영입 금지를 고려했다.
하지만 구단을 새로 인수한 블루코가 장부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예외적인 협조를 참작해 벌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이적 금지 조치도 집행유예로 확정했다.
뒷돈 거래가 횡행하던 당시인 2011~2018년 사이 첼시는 EPL 2회(2014-2015, 2016-2017시즌), FA컵 2회, EFL컵 1회, 유로파리그 1회 등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그 전성기의 이면에 조직적인 재무 은폐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첼시는 현재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별도 조사도 받고 있으며, 해당 조사에서는 에이전트 규정 위반 74건이 문제로 제기된 상태이다. 첼시는 2023년에도 UEFA로부터 재정 규정 위반으로 1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