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가 아닌 인프라를 판다…신세계가 미국 AI 천재들과 손잡은 진짜 '이유'

2026-03-17 11:16

미국과 손잡은 신세계,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

신세계 그룹이 미국 인공지능 기업 리플렉션 AI와 손을 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 건립에 나선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의 파트너십 / 신세계 그룹 뉴스룸
신세계와 리플렉션 AI의 파트너십 / 신세계 그룹 뉴스룸

이번 협력은 미국 정부의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한 첫 기술 지원 사례로 기록되며 한국의 소버린 AI(Sovereign AI, 국가별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독립적 인공지능) 기반을 마련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둔다.

신세계 그룹과 리플렉션 AI는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 내셔널 AI 센터에서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최고경영자가 참석한 이 자리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직접 배석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상무부가 관할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1호 사업으로 선정되며 양국 기술 동맹의 핵심 지표로 부상했다.

양측이 건립할 AI 데이터 센터는 전력 용량 250MW(메가와트) 규모로 설계됐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이거나 계획된 주요 데이터 센터의 용량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업은 전력 공급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규모를 키우는 단계적 확장 방식으로 전개된다. 리플렉션 AI는 엔비디아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해당 센터에 우선 배치하기로 확약했다. 리플렉션 AI는 지난해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안정적인 하드웨어 수급망을 확보한 상태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의 미샤 라스킨과 알파고 개발을 주도한 이오안니스 안톤글루가 2024년 창업한 인공지능 전문 기업이다. 이들은 폐쇄형 모델 대신 사용자가 내부 구조를 변경하고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오픈 웨이트 AI 모델(Open-Weight AI Model)을 핵심 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오픈 웨이트 방식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서버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어 보안이 극도로 중요한 정부 기관이나 금융권이 선호하는 인프라로 꼽힌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미국 상무부가 리플렉션 AI를 수출 기업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AI 행정명령 이행과 관련이 깊다. 미국은 자국의 AI 생태계를 동맹국에 전수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주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델 수정권이 보장되는 오픈 웨이트 방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3대 강국 도약 및 소버린 AI 육성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국가 통제권 아래 놓인 AI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기술 종속 우려를 해소하고 독자적인 지능형 서비스를 운영할 토대를 다지는 셈이다.

신세계는 단순한 인프라 제공을 넘어 유통업 전반에 적용할 리테일 AI 풀 스택(Retail AI Full-Stack,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 개발을 병행한다. 온·오프라인에서 수집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리플렉션 AI의 모델에 학습시켜 결제와 배송까지 전담하는 지능형 에이전트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물류 동선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통해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이마트 2.0 시대를 여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정용진 회장은 AI가 미래 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필수 요소임을 강조하며 이번 협업이 그룹의 성장은 물론 국가 AI 생태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샤 라스킨 CEO 역시 한국을 강력한 동맹이자 IT 강국으로 평가하며 주체적인 AI 진화가 가능한 인프라 창출을 약속했다. 양사는 연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관련 지자체 및 정부 부처와 협의를 거쳐 데이터 센터 착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