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와 AI 인프라가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면서 금융권의 ‘실물 경제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약 5000억 원 규모 인프라 펀드를 조성해 해상풍력과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 기반 시설에 투자하며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선다.

하나금융그룹은 약 5000억 원 규모의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해 신재생 에너지와 AI·디지털 인프라 분야에 투자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그룹 주요 관계사 자금을 모아 조성된다. 하나은행이 4000억 원을 출자해 중심 역할을 맡고, 하나증권이 500억 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하나생명 200억 원, 하나캐피탈 170억 원, 하나손해보험 100억 원, 하나대체투자 30억 원 등 계열사가 추가로 참여해 총 500억 원을 보태며 그룹 차원의 공동 투자 구조를 갖췄다.
투자 대상은 크게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와 AI·디지털 인프라 두 축이다. 구체적으로는 해상풍력과 수소 사업 같은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환경 인프라 사업 등이 포함된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표 투자 프로젝트로는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사업으로 꼽히는 ‘완도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있다. 해당 발전 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향후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호남권 첨단 산업 전력 인프라 등에 활용될 예정으로, 친환경 에너지 공급과 지역 산업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AI 인프라 분야에서는 ‘부천 삼정동 AI허브센터’와 ‘인천 구월동 AI허브센터’ 개발 사업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들 시설은 최대 250kW 수준의 서버 랙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AI 특화 데이터센터로 설계되며, 향후 GPUaaS(GPU 서비스형 인프라)와 AIaaS(AI 서비스형 플랫폼) 사업자를 주요 임차인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펀드의 특징은 개발 초기 단계 인프라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다. 통상 금융권이 위험 부담 때문에 초기 단계 투자에 소극적인 것과 달리, 하나금융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량 자산을 선점하고 향후 프로젝트 금융 주선과 자문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펀드 조성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국가 미래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실물 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신재생 에너지와 AI 인프라 등 혁신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초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통해 2026년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17조 8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계획보다 1조 6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그룹은 관계사별 추진 계획 점검과 협업 과제 논의를 위해 협의회를 매월 개최하며 실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