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박형준 부산시장도 컷오프해야"... 국민의힘 일파만파

2026-03-16 16:21

박형준 "망나니 칼춤" 강력 반발

6·3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주진우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광역단체장 후보자 면접을 보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주진우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광역단체장 후보자 면접을 보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부산시장 공천 방식을 놓고 내홍에 빠졌다.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일부 공관위원이 현역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에게 단수 공천을 주자는 취지의 주장을 꺼내들면서 회의가 파행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망나니 칼춤"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관위는 16일 오전 10시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공천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들을 두고 논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과 일부 공관위원이 부산시장 공천에 '혁신 공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에 도전하는 현역 박 시장과 초선인 주 의원 간 경선을 치르는 대신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 의원에게 단수 공천을 주자는 취지였다.

회의 직전 이 위원장은 김영환 충북지사를 현역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컷오프하는 결정을 발표하며 "이 결단은 충북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단수 공천 주장이 나오자 당연직 공관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과 부산이 지역구인 곽규택·서지영 의원이 반발하며 회의 도중 자리를 나왔다. 회의는 사실상 파행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최종 결정이 되지 않은 공관위 심의 내용이 외부에 흘러나오는 것은 현역 단체장에게 큰 정치적 타격"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이기려는 것인지, 자신이 칼을 휘둘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다르다"며 "광역단체장을 아무 기준과 근거도 없이 컷오프시키는 것을 혁신 공천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현장도 모르고 선거도 모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사전에 컷오프 징후를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이 위원장이 과분한 칭찬을 하길래 이런 징후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공관위와 당의 결정을 지켜본 뒤 그 결과에 따라 입장을 추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박 시장은 SNS에도 강도 높은 비판 글을 올렸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공천은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 아무 기준도 없이 현역 단체장을 컷오프하고 단수 공천을 하는 것은 이기는 공천도 아니고 혁신 공천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혁신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는 망나니 칼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 중요성을 가진 부산을 포기하는 것이며,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행위"라며 "부산시민의 의사를 자의적으로 왜곡하는 어떤 공천 시도도 중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수 공천 대상으로 거론된 주 의원은 오히려 경선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는 SNS에 '경선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경선을 진심으로 원한다. 부산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박 시장과 새로운 비전으로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늘 정도를 걸어왔고 정면 돌파를 선택해 왔으며, 그것이 부산과 우리 당을 승리로 이끄는 길"이라며 이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에게 경선을 정중히 요청했다.

현역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컷오프당한 김영환 충북지사도 공관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 지사는 SNS에 "공관위가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파괴했다. 공관위 결정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